주땡 : 민이 형제님, 세라 자매님. 두 분 견진성사 받으셨죠?
민이, 세라 : 그럼요, 신부님.
주땡 : 세례성사와 어떤 점이 달랐는지 기억나세요?
세라 : 저는 어릴 때 세례를 받아서 세례 때 기억은 거의 없고, 견진성사 때 주교님을 봤던 기억만 선명해요.
민이 : 견진성사는 주교님만 주실 수 있는 건가요?
주땡 : 그렇습니다, 민이 형제님. 견진성사는 주교님에 의해서, 혹은 주교님의 위임을 받은 사람에 의해서만 베풀어 질 수 있습니다. ‘신앙 안의 성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 예식이지요.
세라 : 성인식이요? 저는 고등학생 때 견진성사를 받았는걸요?
주땡 : 하하, 성인식이라고 해서 나이가 기준이 되는 건 아니에요. 만 19세를 성년으로 보는 것은 우리나라 민법 기준이고, 신앙 안의 성인식에서 나이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신앙적으로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굳은 신앙과 충분한 교리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어린이에게 주지는 않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견진을 받도록 권하죠. 세례성사를 받고 ‘은총의 상태’(대죄를 짓지 않은 상태)에 있는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견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이 : 신부님, 견진…, 단어 뜻을 잘 모르겠어요. 어떤 의미인가요?
주땡 : 견진(堅振)은 굳은 신앙을 펼친다는 의미입니다. 세례로 신앙 씨앗이 심어졌으니 그 씨앗이 튼튼한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세례성사의 은총을 성장·심화시키는 것이죠.
민이 : 저는 견진성사를 떠올리면 ‘안수’와 ‘기름’이 생각나는데요, 견진에는 어떤 예식들이 포함되나요?
주땡 : 견진의 핵심이 바로 안수와 도유(기름 부음)입니다. 이마에 손을 얹는 안수와 기름을 십자모양으로 이마에 바르는 과정을 통해 성령의 인호를 받게 되는 것이죠.
세라 : 성령의 인호요?
주땡 :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받은 신자들 영혼에는 지워지지 않는 인호(印號)가 새겨집니다. 일종의 표식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은데, 이 인호는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영원한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는 것이죠. 견진을 통해 성령의 은사를 받은 신자는 ‘그리스도의 참된 증인으로서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전파하여 옹호할, 보다 무거운 책임을 지게’(교회 헌장 11)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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