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저희 쁘레시디움의 ‘정신적 지주’같은 분이었어요. 시간이 흐르고 단원들이 바뀌어도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주회에 참석하셨죠. 신앙의 교과서같은 모습으로 생활하셨어요.”
6월 19일 오전 11시30분, 대구 황금본당(주임 이창수 신부) ‘신자들의 도움’Pr. 주회에 참석한 단원들은 고(故) 곽송득(안나) 할머니를 추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6월 11일 선종한 곽 할머니 장례 후 첫 모임이었다.
쁘레시디움에 곽 할머니는 특별한 단원이었다. 100세 최고령 단원일 뿐 아니라 1983년 본당 설립 때부터 최근까지 30여 년 간 주회와 미사에 결석한 적 없는 우수단원이었다.
귀가 들리지 않아 대화가 어려웠고 거동도 힘겨웠지만, 늘 정갈한 모습으로 주회에 참석해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은 모두의 기억에 남아있다.
“몸이 허락하는 한 성당은 당연히 와야 하는 곳”이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곽 할머니는 부활 직후 4월부터 주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고령의 나이에 거동이 더욱 어려워진 탓이었다.
선종 일주일 전, 병문안을 온 단원들을 알아보지도 못할 만큼 성당에 나오지 않은 이후 기력이 급격이 쇠했다. 하지만 기도를 시작하자 누운 상태로 힘겹게 성호경을 그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단원들은 전했다.
1981년 곽 할머니와 함께 세례를 받고 레지오에 참여해 온 오정옥(데레사·81)씨는 “곽 할머니는 60대에 세례를 받은 늦깎이 신자였지만 그 신앙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면서 “늘 남을 위해 기도하고 성당 활동을 생활 중심에 두는 할머니를 보면서 신앙이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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