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에서 가장 처음 지적되는 생태 위기 현상은 ‘환경오염과 버리는 문화’다.
교황은 버리는 문화가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이는 사람들의 건강과 직결돼 인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환경오염의 원인 또한 매우 넓어서 요리와 땔감을 때는 등 자칫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적 행위는 물론 교통수단과 매연,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 등 다양하다.
교황은 회칙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심각하게 지적하고, 기술이 이러한 문제들을 푸는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매년 수백만 톤의 썩지 않는 쓰레기들이 버려지고 있고, 이것들은 매우 유독하고 방사성이 있다”고 말한 교황은 “우리의 고향인 지구가 엄청난 쓰레기 더미와 같아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시도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소비를 줄이고 재생이 되지 않는 물건들을 제한하고, 물건의 효율적인 이용을 늘리고, 재활용품을 다시 활용하는 것이다.
교황이 설명한 실천 노력들은 ‘복음삼덕과 사추덕’과도 맞닿아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가 편찬한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은 복음삼덕과 사추덕이 생태위기 시대에 위기를 극복하고 창조질서를 회복하기에 꼭 필요한 실천지침이라고 전한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덕목이기도 하다. ‘가난’의 덕을 통해 물질은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고, ‘순명’의 덕을 통해 하느님 말씀과 피조물의 요구에 귀 기울인다. 영적 열매의 전제 조건인 ‘정결’의 덕은 다른 이들에게 더 자유롭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추덕은 절제, 지혜, 용기, 정의다. ‘절제’의 덕은 함부로 소비하거나 낭비하지 않도록 하고, ‘지혜’는 내일을 내다보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한 선한 행위를 분별한다. ‘용기’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수고나 위험, 박해도 감수하게 한다. ‘정의’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과 후손들까지 생각하도록 한다.
교회가 오래 전부터 진행해온 ‘즐거운 불편운동’ 또한 생태를 위한 올바른 실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승용차 이용하지 않기, 전기 코드 뽑아두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하기 등이 그 예다. 즐거운 불편운동과 같이 가정과 본당, 교구, 사회에서 교황이 권유한 덕목들이 실제로 이뤄지기만 한다면 환경오염과 버리는 문화에 대한 대안은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2008년 교황청 내사원이 고해 사제들을 위해 실시한 워크숍에서는 ‘환경오염’을 비롯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죄(social sin)들이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점증하는 지구화로 사회에 악영향을 준다고 강조된 바 있다.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실천」은 “물질차원에 치우친 우리의 의식과 생활습관을 청산하고 내면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으로 방향전환이 이뤄지도록 생태적 고해성사를 실천해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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