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대교구 신학생들 사회사목연수로 내성천과 영주댐 공사 현장에 다녀왔다. 내성천은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모래 강이며, 그곳에는 토종 물고기인 흰 수마자와 수달, 먹황새 등이 살아간다.
그런데 내성천 상류에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영주댐이 완공되고 있다. 댐 공사로 물길이 막혀 모래 강 내성천은 마르고 있고, 그 품에 살던 멸종위기종 1급 흰 수마자, 수달, 먹황새들이 사라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건너편 산 위에서는 댐 주변 새로운 도로를 만들기 위해 포크레인 3대가 산을 무너뜨리고 있다. 산 위에서 바위를 깨뜨리자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과 흙이 먼지를 일으키며 무너져 내린다. 비산 먼지에 대한 아무런 대책과 안전 설비도 없이 산을 깨부수고 있는 것이다.
그 옆 내성천이 끼고 도는 금강마을은 500년이 넘은 오래된 마을이다. 이 마을도 영주댐 건설로 수몰될 예정인데, 마을 인근에서 ‘금강사’ 절터가 발견되었고, 고려시대 유물이 나왔다. 역사적으로 귀중한 문화재이기에 문화재 전문가들은 수몰을 반대하지만 댐 공사는 지연될 뿐이다.
이 모습들을 본 한 신학생이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래 강을 없애고, 그 안에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들을 죽이며 소중한 역사적 가치를 마구 파괴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를 통해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미래 세대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기를 바랍니까?”
머지않아 사라질 내성천과 금강마을을 바라보며 묻던 신학생 질문의 연장선상이다. 교황은 생태회칙을 통해 ‘온전한 생태학’을 이야기한다. 생태회칙의 핵심이다. 우리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으로 창조된 특별한 존재이기에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자연만물을 돌보아야 하며, 때문에 자연을 우리와 다른 존재로 생각하거나 우리에게 필요한 단순한 배경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일갈이다.
모래 하천을 마르게 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대형 댐을 만들며 역사적 가치를 깡그리 무시하는 그 원인을 교황은 우리 시대에 만연한 ‘효율성’과 ‘즉시성’ 때문이라고 말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돈’ 때문이다.
때문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태회칙은 자본의 가치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매우 불편한 회칙이다. 진리는 불편하지만, 희망을 만든다. 우리가 생태적 회개를 이루고, 매일 우리의 성찰 속에 벗들인 ‘하늘, 땅, 물, 동식물들’을 포함시킨다면, 그리하여 매순간 생태적 가치를 선택하며 살아간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이것이 하느님 창조질서를 보전하기 위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책임이며 실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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