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 신부님, 성사 중 으뜸 성사는 무엇인가요?
주땡 : 존엄성으로 보더라도 일곱 가지 성사 중 가장 신비스러운 성사는 단연 ‘성체성사’라고 할 수 있겠죠. 매일 밥을 먹어야 우리 육체가 움직이고 살아갈 수 있듯이, 예수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 영혼이 살아가는 거죠.
세라 : 성체성사라면, 우리가 미사 중 빵과 포도주를 받아먹는 것을 말하죠?
주땡 : 우리 눈에는 빵과 포도주로 보이지만, 그 빵은 온전히 예수님 몸이고, 포도주는 곧 예수님 피 입니다. 절대 비유나 상징이 아니에요. 미사 중 ‘실체변화’ 신비를 통해 빵과 포도주 형상 안에 예수님이 실제로 현존하시는 거죠.
민이 :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기 전날인 목요일 마지막 만찬을 재현하는 거라고 들었어요.
주땡 : 맞아요. 제자들과 함께 최후 만찬을 하실 때 이 성체성사를 세우셨죠. 빵을 들고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라고 하셨고, 또 잔을 들고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마셔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피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유언과도 같은 말씀이 없었다면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된다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었겠죠.
세라 : 그럼 미사 중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들고 기도할 때, 그것이 예수님 몸과 피로 변하는 건가요?
주땡 : 그래요. 빵과 포도주 형상은 그대로 남지만, 실체는 즉시 변하게 되죠.
민이 : 예수님께서 성체성사를 세우신 이유는 뭔가요?
주땡 : 주님께서 “이는 내 몸이다” “내 피다”라고 하신 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라고 하셨어요. 이것은 인간에 대한 진실어린 사랑을 표현한 것이에요. 예수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는 뜻을 보여주신 것이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떨어지기 싫어하잖아요. 예수님은 인간을 너무나도 사랑하셨기에 언제나 함께하기를 원하셨고, 그래서 성체성사를 세워 주신 겁니다. 성체 모습으로 실제로 존재하는 예수님 몸을 먹고 내 안에 모심으로써 그분과 일치하게 되죠. 이보다 더 큰 일치가 어디 있을까요. 사랑의 극치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성체성사는 사랑의 성사라고 합니다.
세라 :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가 이 성체성사를 재현하고, 예수님 사랑의 뜻을 이어가는 것이네요.
민이 : 미사 참례와 영성체를 의무로 여기기도 했는데, 이렇게 깊은 뜻이 있었네요.
주땡 : 인간에게는 육체와 함께 영혼도 있어요. 육체 건강을 챙기기 위해 좋은 음식 먹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처럼, 영혼을 위해서도 열심히 기도하고 자주 미사에 참례하면 좋겠어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