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을 교회 복음화 사명의 주역으로 키워내기 위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에 의해 시작된 대규모 젊은이 신앙 대회, WYD.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여기에 가톨릭 전통의 색채를 더함으로써 젊은이들을 더 깊은 신앙에로 초대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순례의 시간을 통해 성장해 온 WYD가 더 이상 ‘젊은 세대’라는 이름으로 분리된 이들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며, 교회 전체의 여정에 통합되어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는 WYD를 통해 젊은이들과 함께 전 교회가 복음의 정신으로 쇄신될 것을 선포했고, 그의 메시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겉으로 드러나는 WYD의 형태는 분명 수많은 젊은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제적인 축제 행사’다. 하지만 지난 30여 년의 여정을 통해 WYD는 눈에 보이는 1~2주간의 행사 그 이상의 의미로 발전해왔다. 오늘날 WYD는 젊은이들의 신앙을 키워내고, 그들이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세상을 복음화하는 데 주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끄는 효과적인 사목 전략이자, 행사 전후의 움직임을 통해 개최국 교회를 활성화하며 또한 전 세계에 가톨릭교회의 젊음을 증거함으로써 교회 전체를 일깨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이미 한국청년대회(KYD: Korea Youth Day)를 비롯하여 각 교구나 지구 단위에서도 청소년·청년 신앙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는 한국교회 또한, WYD의 여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규모 젊은이 신앙대회의 효과와 영향력을 체험해 온 바 있다. 특히 지난 2014년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AYD: Asian Youth Day)를 개최했던 경험은 한국교회에 젊은이들의 신앙에 대한 열망과 가능성을 확인시켜 줌과 동시에, 한국교회가 WYD와 같은 국제적인 신앙 대회의 개최를 통해 교회 전체의 젊음을 계속해서 일구어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가져다줬다.
그렇다면 한국교회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KYD, AYD, WYD와 같은 대규모 젊은이 신앙대회를 통해 교회의 젊음을 쇄신하며, 더 많은 젊은이들을 복음화 사명의 주역으로 키워내기 위해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앙 대회의 ‘행사’(프로그램) 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전후까지 통합하여 연속적인 과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다시 말해, 대규모 신앙 대회의 목적은 분명 그 행사 자체를 치르는 데 있지 않으며, 그 행사를 효과적인 전략으로 삼아 교회 사목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이 시작한 때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WYD는 이와 같은 사목 전략으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 왔으며, 일회적 행사가 아닌 ‘순례 여정’으로서 안정적으로 자리매김 해온 바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앞으로의 대규모 젊은이 신앙 대회를 그 목적에 맞갖게 잘 준비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한국에서 WYD를 개최하게 되었을 때를 상정하여 그려보는 작업도 의미가 있으리라 본다.
WYD를 개최했던 다른 교회의 사례들을 참조하는 가운데, 가톨릭교회 전체의 순례 여정으로서의 WYD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바티칸 주관의 WYD 행사 프로그램과 구조를 잘 운영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지, 그리고 WYD 이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젊은이들의 변화는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지, 전체 과정을 고려하면서 각 단계별로 짚어보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언젠가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때에 맞이하게 될 한국에서의 WYD를 잘 준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음 호에 계속)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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