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밥을 먹게 해주고, 아플 때 쉴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죠. 성매매피해여성들과 함께 사는 저에게 너무 힘들지 않느냐, 또는 훌륭하다고 하는데, 아니에요. 저는 우리 친구들 그리고 아이들 덕분에 행복했어요.”
성매매피해여성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제공해주고, 피난처이자 위로자의 역할을 해온 막달레나공동체가 서른 살이 됐다. 국내 최초로 성매매피해여성들을 위해 마련된 쉼터다. 용산 작은 골방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옥정(콘세크라타·67) 막달레나공동체 대표는 쉼 없이 달려왔다. 그 사이 용산 성매매집결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소녀였던 친구들은 아이엄마가 됐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성매매피해여성들의 큰언니이자 이모로 살고 있다.
“주님께서 저희에게 많은 은인들과 연결시켜주셨어요. 이번에 명동에서 30주년 기념행사를 엽니다.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지만 삼십년 살아오면서 받은 사랑에 대한 감사 자리를 만들고 알리는 것이 예의라 생각했어요.”
막달레나공동체 30주년 기념행사는 7월 20일 오후 4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조규만 주교 주례 감사미사로 시작될 예정이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은인들과 공동체를 거쳐 간 인연들과의 만남을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금전적 후원자도 있지만 멸치, 된장을 보내준 이도 있고, 헌옷을 모아 보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도운 은인들 덕분에 막달레나공동체가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막달레나공동체 시작 당시에는 성매매 여성들이 게을러서 그렇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었어요. ‘왜 우리가 그런 사람들을 도와줘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죠.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성매매피해여성들이 처한 현실과 성매매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그들이 처한 상황은 열악해요.”
성매매피해여성들 상황보다 자녀들의 상황이 더욱 절박했다. 성인남성이 5살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려는 순간을 목격했지만 경찰은 남자의 잘못보다는 성매매 일을 하고 있는 아이의 어머니를 추궁했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막달레나공동체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
“힘들었던 기억이요? 왜 없겠어요. 건달들에게 뒤통수를 맞을 뻔도 했고, 저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사람도 있었어요. 돈이 없어 힘들기도 했죠.”
돈이 없어서 배추 우거지로 김치를 담아 먹은 적도 있었다. 참기름을 짜서 팔고, 공원에서 아이스크림 장사도 했다. 공동체의 투명한 일처리와 결과 보고, 그리고 정성에 후원자들이 차츰 늘었다. 공동체로 봉사 왔던 신학생들이 사제가 돼 신자들에게 공동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해 준 것도 도움이 됐다.
이제 막달레나공동체는 지금 성매매를 하고 있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성매매에 노출된 가출 청소녀들, 성매매는 그만뒀지만 나이가 많아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중장년 여성들을 위한 사업들까지 하고 있다.
“자기가 자기를 사랑할 줄 알게 된다면 그곳에서 벗어날 거라 생각해요. 아무 대책도 없이 떠나라 할 수는 없죠. 대책 마련의 밑거름 역할, 같이 이 길로 가면 참 좋겠다 하는 길 안내,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이 바로 그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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