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퇴직하면서 생긴 목돈을 친한 친구에게 빌려줬다. 그런데 정작 친구는 돈을 갚지 않았다. 돈 빌려준 사람이 마음이 무척 상했다. 그래서 동창 모임에 가서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돈 빌려간 친구가 소문을 듣고 화를 낸다. 돈 빌려준 친구가 나쁘다고 온 동네에 소문을 냈다. 처지가 어려워서 갚지 못하는데, “자신을 왜 나쁜 사람이라고 소문을 내는가”라고 말이다.
돈 빌려준 친구는 깨달았다. 돈과 친구를 모두 잃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돈 받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자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고, 결국 시간이 흐른 후 돈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성령 체험의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갈망하면 하느님이 영감을 주시는데, 성령 체험을 하면 정신적인 차원에서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영감을 받는다.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정신으로 계산을 하고 해결하려고 한다. 계산을 통해서는 영감이 오지 않는다.
성령께 돌아가는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사고방식과 행위에 대한 일련의 엄격한 규율에서는 영감을 받지 않는다.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지친 우리의 고독함을 달래기 위한 열망에서도 영감을 받지 않는다. 쓸쓸함·외로움·고독함을 달래기 위해 정신적으로 자꾸 열망을 일으키는데 여기서도 영감은 오지 않는다.
우리가 찾아야 하는 것은 참된 믿음의 공동체이다. 맹목적 순종을 요구하는, 단지 형식적으로만 경건한 그러한 공동체 체험이 아니다. 열정이 지나친 것도 그 자체로 우리의 믿음, 소망, 사랑에 대한 열정을 식게 만든다.
이러한 신앙의 약화는 “기뻐하며 주님을 섬겨라. 환호하며 그분 앞으로 나아가라”(시편 100,2)는 우리 의지를 약하게 한다.
헌신이 중요하다.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세주로 인정하기로 마음먹고 헌신하는 것만이 참된 신앙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헌신은 선행적 은총의 결실이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항상 영성 생활 안에서 성숙해지도록 돕는다.
이것이 바로 성령과 함께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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