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자폐성장애인과 취약계층의 직업재활시설이자 사회적 기업인 사회복지법인 무지개공동회 엠마우스산업(원장 문성극)에서 첫 정년퇴직자가 나왔다.
주인공 문삼세(스테파노·61)씨는 6월 26일 정오 엠마우스산업 직원 40여 명과 무지개공동회 대표 천노엘 신부 등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정년퇴임식을 갖고 16년 2개월 동안 다닌 정든 직장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적장애 1급인 문씨는 입사 당시 정확한 생년월일도, 이름도 몰랐다. 문삼세가 아닌 문삼수로, 1955년생이 아닌 1957년생으로 잘못 알았다. 1999년 5월 첫 월급을 받은 문씨는 돈을 쓰는 법을 몰라 월급 명세서를 집어 던지고 대신 막걸리를 달라고 이야기할 정도였다.
1980년대 초 동네에서 낯선 이들에게 붙잡혀 삼청교육대로 끌려갔고, 이후 부랑아시설 시립갱생원으로 옮겨진 아픔을 갖고 있는 문씨. 타인에 대한 신뢰도 없었고, 자신에 대해서도 정확히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러다 1999년 엠마우스산업 양초작업장에서 광주대교구, 제주교구 등으로 납품되는 전례초를 만들면서 그의 삶이 변했다. 성실하게 일한 문씨를 방송이 소개하면서 잃어버린 형을 찾고, 정확한 이름과 생년월일도 알게 됐다.
정금숙(율리아나) 엠마우스산업 팀장은 “처음 엠마우스산업에 왔을 때 과연 문삼세씨가 여기에서 계속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는데 이렇게 정년퇴임을 맞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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