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어 본당 활동을 못하고 심지어 미사에도 빠진다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하느님께서 시간을 주십니다. 그리고 쏟은 시간보다 훨씬 더 큰 은총을 받을 수 있죠.”
7월 27일로 레지오 주회 개근 20년째를 맞은 대구 욱수본당 권오광(다미아노·59)씨는 “주회를 통해 바쁜 일상에서 활력을 얻는다”고 강조했다. 유압기 부품을 제조하는 (주)득인기공 대표이사인 그는 기업을 이끌면서도 신앙을 언제나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욱수본당에서 레지오를 시작한 것이 39세 때였어요. 30대 후반부터 50대 후반인 지금까지, 인생의 황금기에 무엇을 선택하는 지가 삶에 큰 영향을 미치죠. 저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삶의 중심에 뒀습니다.”
어머니를 따라 초등학생 때 세례를 받고 복사를 선 것이 권씨의 신앙에 대한 첫 기억이다. 이후 미사는 권씨 생활의 중심이 됐다. 1995년 욱수본당 설립 후 ‘상지의 옥좌 Pr.’ 단장을 맡으면서는 그 신앙에 책임감이 더해졌다. 무슨 일을 하든 꾸준한 뚝심을 발휘하는 권씨 성격이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쳤고 20년이 지난 현재에도 ‘주를 증거하는 이의 모후 Pr.’ 단장을 맡으며 다른 신자들을 이끌고 있다.
20년 간 주회에 참석하려다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많았다. 출장을 갔다가도 서울, 인천 등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 성당으로 향하는 권씨를 주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부친 상 중에도, 형님이 돌아가신 당일에도 권씨는 주회에 빠지지 않았다.
“폭설·폭우에 교통체증까지…, 약속 시간을 지킨다는 것이 마음만큼 쉽지는 않았습니다. 제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죠. 20년을 개근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은총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 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권씨는 가톨릭신문 기사를 읽었던 기억을 꼽았다. 약 15년 전 권씨는 ‘레지오 20년 개근 신자’에 관한 기사를 접했다.
“‘나도 이분처럼 20년 개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런데 주회 개근 20년을 맞아 인터뷰를 하려니 감격스럽네요. 주님께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권씨의 신앙생활은 본당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있다. 2007~2012년 본당 총회장 직을 맡으며 평일미사에도 참례하기 시작한 그는, 2014년 1월부터 18개월째 매일 평일미사에 참례하고 있다.
욱수본당 주임 김준우 신부는 “모든 세속적 유혹을 끊어내고 주님과의 약속을 지켜낸 시간이 대단하다”면서 “권씨는 레지오 활동뿐 아니라 다른 모든 생활에서도 신자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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