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필리핀 마닐라대교구 브로더릭 파빌로 보좌주교가 필리핀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 철폐 시도에 대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미국 가톨릭 통신사 제닛(Zenit) 7월 27일 보도에 따르면 파빌로 주교는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하려는 정부 측 시도에 대해 “대통령 임기 규정이 사라지면 한 명의 대통령이 영구적으로 집권할 수 있게 되고 권력의 남용이라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파빌로 주교는 “이런 이유로 대통령의 연임 제한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6년 민중 혁명에 의해 당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권좌에서 축출되면서 1987년 제정된 현행 필리핀 헌법은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6년 단임으로 규정했다. 현행 필리핀 헌법대로라면 누구도 대통령직에 6년 이상 앉아 있을 수 없다. 부통령이 6년 임기를 두 번 연임할 수 있고 지방자치단체 선출직이 최장 3회까지 연임 가능하도록 한 규정과는 다른 부분이다.
필리핀 대통령 연임 제한 논란은 지난해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이 “지속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개헌을 통해 대통령 연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증폭됐다. 그러나 반대 여론에 밀려 아키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016년 5월로 예정된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잠잠해졌다.
유력 대선 후보인 제조마르 비나이 부통령이 최근 또 다시 대통령 연임 제한 철폐를 언급하자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비나이 부통령은 “재선된 대통령은 4년간만 대통령직이 연장된다”며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 했다. 이에 대해 파빌로 주교는 “횟수 제한 없이 대통령 재선을 허용하면 재선된 대통령은 1년이나 2년만 대통령으로 일하고 나머지 임기는 차기 선거 준비에만 몰두할 것”이라며 “대통령 선거로 인해 국론이 분열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파빌로 주교는 계속해 “임기 6년은 성실하게 일하는 대통령에게는 자신이 추구하는 변화를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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