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작업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들이 그 의미와 지향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내외적인 준비를 먼저 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정해진 개개인의 지향들이 지속될 수 있도록 본당과 교구, 한국교회 차원에서 연대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합니다.”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1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로서 쇄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연대’와 ‘공감대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등 교회 모든 구성원들이 복음 정신과 교회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공감하고 교감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자신도 교회 지도자로서, 다른 주교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 쇄신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교회는 항상 혁신되어야 한다’는 말도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서나 중요한 화두였습니다.”
김 대주교는 특히 세속화와 중산층화 돼 가는 한국교회에 있어서 쇄신 문제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교황 방한의 의미도 여기서 찾았다.
“보편교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 거론되는 새로운 복음화로의 회심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교황께서는 안정된 삶에만 안주하는 모든 신앙인들에게 교회 울타리를 벗어나라고 촉구하셨습니다. 사회적 연대는 물론 연대의 세계화를 당부하셨죠.”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이 메시지를 숙고해야 한다고 김 대주교는 강조했다. 이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회와 시대의 징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응답할 수 있도록 시선을 울타리 밖으로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완고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신앙인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삶은 이미 모든 영역에서 세속적 가치에 함몰돼 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복음적 가치로의 변화가 시급한 문제입니다.”
그는 교황이 방한 내내 언급했던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에 답이 있다고 했다. 또한 신앙생활을 허전한 마음의 일시적 피난처나 고상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적 모임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과거가 전해주는 신앙적 가치로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의 보다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신앙인 모두가 ‘희망의 지킴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느님의 백성들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에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공유해 나가야 합니다. 더불어 사제들은 성직자 중심주의에서 평신도 중심으로 변화된다고 해서 결코 사제직의 가치가 약화되는 것이 아님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은사의 관리자로서 사제들은 하느님의 백성들이 소명에 충실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 더 열심히 그리고 적극적으로 희망의 지킴이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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