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은 파문된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결코 그들을 파문한 것처럼 대우해선 안 됩니다.”
여름휴가로 한 달 간 중단됐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수요 일반알현이 지난 8월 5일 바오로 6세홀에서 재개됐다. 교황 착좌 후 100번째를 맞이한 이번 일반알현 강론의 주제는 ‘이혼 후 재혼한 이들’ 문제였다.
7월 24일 수요 일반알현 당시 교황은 부부 간 다툼의 과정에서 자녀들에게 돌아가는 영향과 상처 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교황은 “이번엔 또 다른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교회는 이혼 후 재혼한 이들을 용기 있게 맞아들이고, 그들이 가족과 함께 교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혼 후 재혼한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요청될 때마다 교회는 무감각하거나 게을렀던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그들을 파문한 것처럼 여기고, 그들을 공동체의 삶에서 멀어지게 만들면서 어떻게 그들의 자녀들을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하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그들의 자녀들이 특별한 사목적 배려를 받을 필요성도 언급했다. 교황은 “교회는 반드시 ‘어머니의 마음’을 지녀야 하고, 성령에 의해 ‘활기’가 넘쳐야 하며, 늘 ‘인간의 구원’과 ‘선’(善)을 추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행 교회법상 혼인무효 판결을 받지 않은 ‘이혼 후 재혼한 신자’는 영성체를 할 수 없다. 이 현안은 지난해 10월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에 이어 오는 10월 4~25일 열릴 주교 시노드 제14차 정기총회 핵심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교황은 또 “부당하게 버림받은 사람들과 자신의 중대한 잘못으로 교회법상 유효한 혼인을 파괴한 사람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 「가정 공동체」(Familiaris Consortio)를 언급했다. 이어 “이 ‘차이’에 대해, 각 상황에 맞는 신중한 식별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도 같은 문제를 두고 “세심한 식별력과 지혜로운 사목적 지원이 함께 가야 한다”며 “‘단순한 처방전’(simple recipes)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복음의 기쁨」 제47항을 인용하며 “교회는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아버지의 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어떻게든 교회생활에 참여할 수 있다”며 “누구나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고, 성사들의 문도 어떠한 이유로든 닫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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