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기도했다. 3년 전부터는 전 신자들이 함께 묵주의 9일기도 고리를 엮어왔다. 성체조배 등도 꺼뜨리지 않았다. 춘천교구 청호동본당(주임 오세민 신부) 신자들이 하느님의 새 집을 짓기 위해 한데 모은 마음들이었다.
하지만 교적상 신자 수가 1300여 명인 작은 본당 공동체의 힘만으로 새 성당을 봉헌하기란 녹록찮았다. 본당 주임신부는 전국 각 지역을 돌며 모금 활동을 펼쳤다. 모금 후 성당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자정이든 새벽이든 신자들은 성체조배를 하며 주임신부를 기다리곤 했다.
어느 틈엔가 신자들 사이에서부터 은혜로운 체험들이 이어졌다. 동전 한 개 두 개씩 몇 년 동안 채운 저금통을 봉헌한 아이, 버스비를 봉헌하기 위해 매일 몇 정거장씩 걸어 다닌 할머니, 어릴 때부터 각종 대회에서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한 고등학생 체조선수…. 전 신자들이 나서 바자회의 물품 판매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어르신들도 쉬지 않고 공병과 캔 등을 정리, 판매해 기금을 보탰다. 성당 건립에 힘이 되어 준 은인들도 잊지 않고, 본당 공동체 전체가 매 미사 후에 주모경을 봉헌하고 있다.
전 신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본당은 8월 24일 오후 4시 교구장 김운회 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거행한다.
1987년 교동본당 공소로 문을 열고, 이후 1994년 본당으로 승격한 지 20년 만에 새 성당을 완성하게 됐다. 새로 선보인 성당은 대지 4400㎡, 연면적 2317㎡ 규모에 3층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성당(2층)과 교육관(3층), 종탑 등을 갖추고 있다.
성당 전체 구조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세상 바다를 항해하는 선단’을 형상화했다. 일곱성사를 상징하는 성당 입구로 들어가면, ‘구원의 손길’로 불리는 십자고상과, 네 복음서를 상징하는 네 개의 기둥, 삼위일체를 상징하는 세 개의 창 등을 만날 수 있다. 또 등대와 같이 서 있는 종탑 위에서는 멀리 동해바다와 설악산 울산바위도 볼 수 있다. 종탑과 새 건물을 연결하는 회랑은 ‘고요마당’ 으로 꾸며 기도하는 공간으로 활용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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