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순교자들을 묵상하며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8월 15일 제8회 수원교구 창작성가제 대상을 수상한 강진명(세례자요한·33·안양대리구 별양동본당)씨는 “한국 천주교회를 있게 해주신 하느님과 순교자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 인간으로서의 순교자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가장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었지만 주님을 알고 깨달아 잡혀간 사람들, 때론 고통스럽고 마음이 흔들리기도 하지만 이 모든 걸 견디고 주님을 바라본 순교자들의 심정을 담았습니다.”
올해 창작성가제는 지난해 8월 15일 124위 시복을 기념하는 의미로 ‘순교’를 주제로 성가를 공모했다. 강씨가 작사·작곡한 ‘주님 나라로 저희’는 국악 풍의 곡에 마치 순교자가 독백하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강씨의 곡은 순교성인의 특별함을 부각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강씨는 “나 자신처럼 가장 평범한 신자”가 이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이라고 말한다. 강씨가 영감을 얻은 것은 어떤 성인의 전기도, 놀란 만한 일화도 아니었다. 일상의 삶 안에서 화살기도를 하며 얻은 영감이다. 곡에는 순교자들 역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기에 순교의 과정이 극도로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그 고통 안에서 간절하게 주님의 자비를 청했을 것이라는 강씨의 묵상이 녹아있다.
강씨는 그런 순교자들의 감정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음악이 국악이라고 생각하고 작곡할 때도 국악풍의 음색과 화음을 사용했다.
강씨는 “성가의 제목 ‘주님 나라로 저희’는 순교에 이르기 직전 간절히 부르짖는 마지막 말”이라면서 “죽음의 문턱에서 두려움을 힘겹게 이겨내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삶 속에서 그냥 지나치던 순교자들을 더욱 깊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금 제가 이렇게 편하게 하느님을 믿을 수 있는 것도 다 그분들 덕분입니다.”
성가를 창작한 경험은 강씨 자신의 신앙을 다지는 계기도 됐다. 그는 “노래를 만들고 전함으로써 신자들이 주님께 다가가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주님께 청한다”면서 “특히 순교자들을 위한 곡을 더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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