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봉사자의 임무로 이곳에 왔지만, 진료소 봉사뿐 아니라 식사준비, 청소, 빨래 등 모든 집안일까지 도맡아 열심히 봉사해준 덕분에, 저와 요셉 형제님은 그동안 아주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데레사 자매가 워낙 부지런한 성격이라 이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뛰어다니면서 일을 하곤 했는데, 평소 급할 일이 없어 늘 느긋하게 걸어 다니던 이곳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처음에는 “저 아가씨가 매일 뭐 저리 급한 일이 있다고 뛰어다니나”하며 배꼽을 잡고 웃던 사람들이 점점 그 행동을 보고 배웁니다. 젊은 봉사자의 열정이 이 마을 안에 활기를 불어넣은 셈입니다.
사실 저도 더운 날씨 탓에 잘 뛰어다니지 않는데, 뛰어다니는 자매의 모습을 보고는 ‘저러다가 쓰러지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되곤 했습니다. 다행히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지내줘서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산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내 예상과는 다른 상황들이 종종 일어나고, 그 안에서 늘 도전을 해야만 하죠.
자매는 한국에서는 해본적도 없는 일들을 이곳에서 배우고, 시도해본 것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합니다. 밀가루를 반죽하고 장작불을 지펴 손수 빵도 만들고, 텃밭에서 재배한 배추와 고추로 김치도 담그고, 살아있는 닭을 잡아서 손질하고…. 이 모든 것들을 남수단에 와서 처음 해보았다고 하는데, 하지만 정말 능숙하게 잘 해냈습니다.
다만, 파충류를 너무 무서워해서 밤에 문 앞을 지나가는 두꺼비나 도마뱀을 보기만 해도 비명을 지르곤 했는데, 그것만큼은 적응이 되지 않는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까지 도마뱀을 보고 비명을 지르더군요.
이제 이곳 선교지를 거쳐간 봉사자분들이 손으로 꼽지 못할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봉사자들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이곳에 왔다가 임무를 완수하고 가지만, 아이들은 이곳에 봉사하러 왔던 그들과 함께 지냈던 기억을 간직합니다. 환영하고 떠나보내는 일에 이젠 익숙해질 때도 되었는데, 아직도 이별은 힘든가 봅니다. 늘 누군가를 떠나 보낼 때에는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합니다.
며칠 전, 데레사 자매가 이곳에서 지내면서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찍어둔 사진을 받았습니다. 아이들의 웃는 모습들을 편집해서 하나로 만든 사진이었는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진이었습니다. 아이들 하나하나를 기억하겠다는 의미인 것 같은데, 아마 아이들이 보면 무척 좋아할 것 같습니다.
남수단 아이들의 해맑게 웃는 모습과 봉사자들의 아름다운 미소가 서로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오래 간직되기를 바랍니다.
▲ 6개월 간 아강그리알에서 봉사활동을 한 전다영씨가 촬영하고 편집한 아이들의 웃는 모습.
※ 후원계좌 612501-01-370421 국민, 1005-801-315879 우리, 1076-01-012387 농협, 03227-12-004926 신협, 100-030-732807 신한
(예금주 (재)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
※ 수원교구 해외선교후원회 http://cafe.daum.net/casuwonsudan
※ 선교사제들과 함께할 다음과 같은 봉사자를 찾습니다.
- 사회복지, 의료분야, 영어교육, 태권도교육 등
※ 문의 031-548-0581(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