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데이
전국 교구서 1500명 참가
강의 등 통해 교황 메시지 공부
버그네순례길 걸으며 묵상도
대전교구 청년축제
도보순례·발씻김 등으로
교황 방한 의미 일깨워
유흥식 주교와 젊은이들
진솔한 신앙 대화 ‘눈길’
1년 전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지난해 8월 14~18일, 100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교회에 전해준 감동은 아직도 많은 이들 마음속에 남아 있다.
정확하게 1년이 지난 8월 15일, 따뜻한 눈빛과 말로 우리를 위로했던 교황을 기억하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전교구가 마련한 ‘프란치스코 데이’와 ‘대전교구 청년축제’를 통해서다.
이번에는 교황이 없었다. 하지만 그가 우리에게 전해준 메시지만으로도 충분했다. 참가자들은 교황 메시지를 접하고 당시 진한 감동을 되새기며, 마음이 뜨거워졌다. 다시금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겠노라고 다짐했다.
교황 메시지와 함께 한 ‘프란치스코 데이’
‘프란치스코 데이’가 열린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합덕성당은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던 기간을 방불케 했다. 교황 메시지를 되새기고자 전국에서 찾아온 이들이 1500여 명에 달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덕분에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솔뫼성지에 설치된 교황 동상과 토피어리(식물 장식품) 앞에서 뛰어놀았고, 부모들은 한국에서의 교황 발자취를 담은 영상을 보고 교황 메시지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다. 각자 다른 방식이지만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한 셈이다.
정경하(스테파니아·44·대전교구 신평본당)씨는 “작년 이곳에서 교황님을 뵈었는데 오늘 그분의 말씀을 보고 듣고 공부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면서 “많은 걸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었던 만큼 앞으로 세상 속 그리스도인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후 순교자들이 고난과 역경을 견디면서 걸었던 버그네순례길을 체험하고, 솔뫼성지 아레나광장에 모여 방한 당시 직접 교황을 만났던 이들의 체험과 감동을 나눴다. 같은 자리에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행사에는 신자들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사)한국사진작가협회충청남도지회가 주최한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1주년 기념 전국 사진공모전’ 입선작이 전시돼 당시 감동을 되살렸다. 오후 7시에는 해오름난타, 당진시립합창단 등이 출연한 음악회도 열렸다.
프란치스코 데이를 기획한 솔뫼성지 담당 이용호 신부는 “이번 축제의 핵심은 교황님 메시지를 전파하는 데 있다”면서 “한국 땅에 오셔서 남겨주신 메시지의 맥락, 특히 순교영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고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어나 비추어라 ‘대전교구 청년축제’
이른 오전 시간부터 청년 300여 명이 대전·충남 지역 각지에서 충남 서산시 한서대학교로 모였다. 같은 날 열린 ‘전국 해미성지 순례길 걷기 행사’ 참가자까지 모두 합해 900여 명이 교황 방한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모인 것이다.
한서대를 출발점으로 청년축제의 첫 프로그램인 도보순례가 시작됐다. 도착지는 지난해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가 봉헌된 해미읍성.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금세 지치기 십상인데, 청년들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다. 하느님의 사랑,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기쁘게 느껴질 뿐이다.
이성현(베드로·20·대전교구 예산 산성리본당)씨는 “작년에는 TV로만 교황님을 뵈었지만 이 자리에서는 교황님을 떠올리고 그분 말씀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더불어 새로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당시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고 말했다.
8월 15~16일 이틀 간 진행된 청년축제는 교황 메시지를 중심으로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도보순례와 해미읍성에서의 발씻김 예식이 끝난 후에는 교황 메시지 속 단어를 찾는 미션 게임 ‘세상속으로’와 미사 후 진행된 ‘파파고시’를 통해 다시금 교황 메시지에 담긴 의미들을 되짚어봤다.
축제 절정은 이튿날 유흥식 주교와의 만남 시간이었다. 전날 도보순례와 발씻김 예식에 함께했던 유 주교는 청년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다시 한 번 축제의 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청년 대표 3명이 유 주교에게 질문을 던졌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과 교회 활동, 젊은이들의 성문화 등 현실적이고 진솔한 질문들이었다. 유 주교는 이 자리에서 교회의 이름으로 청년들 이야기를 듣고 솔직한 답변을 전해줬다.
대전교구 청소년사목국장 박진홍 신부는 “교황님 메시지를 통해서 교회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맞다”며 “우리가 옳다는 걸 청년들에게 깨우쳐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청년들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회가 동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축제 내내 특유의 유쾌함과 열정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진중한 자세로 청년축제의 의미를 마음 깊은 곳에 새겼다. ‘일어나 비추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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