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철거된 성 김대건 신부 사제서품 성당인 중국 상하이 진쟈샹(金家巷)성당에 이어 김대건 신부가 첫 미사를 봉헌한 횡당성당도 향후 몇 년 내 철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대건 신부는 1845년 8월 17일 진쟈샹성당에서 한국인 첫 사제로 서품된 후 일주일 후인 8월 24일 횡당성당에서 첫 미사를 드렸다.
상하이 예수회 고틀랑 신부가 예수회 장상에게 보낸 1845년 7월 8일자 서한(9월 12일 추신을 적어 발송)에는 “… 그(김대건 신부)는 그의 첫 미사를 8월 24일 주일, 다블뤼 신부의 복사를 받으며 완담(즉 횡당) 신학교에서 드렸습니다”라고 기록돼 있다.
진쟈샹성당에서 30㎞ 떨어진 횡당성당은 170년 전 김대건 신부가 첫 미사를 봉헌하던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보존가치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성당 정면 출입구 쪽으로 종탑을 높이 증축했지만 원형 변형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횡당성당 건축 경과를 연구한 전 중국미술학원 소속 건축예술학원 최부득(바오로) 교수(상하이한인성당 순교자현양위원장, 건축학 박사)는 “횡당성당의 건축 양식이나 골격구조를 분석한 결과 2001년 철거된 진쟈샹성당과 일치해 1845년 8월 24일 김대건 신부님이 첫 미사를 봉헌할 당시의 모습이 지금까지 그대로 유지됐음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건물 외벽에 페인트 칠을 다시 하거나 부분적으로 보수한 흔적만 있을 뿐 건물 외형은 변형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뿐 아니라 최 교수는 성당 내에 신자들이 앉는 의자 중 제일 앞줄에 놓인 한 개는 170년 전 김대건 신부 첫 미사에서 사용됐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고 추론했다. 그 근거로 “제일 앞줄 의자에만 남아 있는 문양은 중국에서 1900년 무렵까지만 등장하는 것이어서 1845년 첫 미사에서 사용된 의자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상하이 한인공동체 신자들 중 일부는 “우리 힘만으로는 횡당성당을 지킬 수 없는 것이고 한국 교회 신자들과 주교회의가 횡당성당 철거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나서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주면 좋겠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한국 신자들이 보다 활발히 횡당성당을 순례한다면 상하이시에서도 횡당성당 보존 필요성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불행하게도 횡당성당이 결국 헐리게 된다면 성당 자재를 한국교회가 온전히 확보해 한국에 똑같이 옮겨 세워야 한다”는 견해까지 나온다.
수원교구 은이성지에 복원되는 진쟈샹성당의 예에 따라 횡당성당도 이전 복원 등을 위한 한국교회 차원의 사전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상하이 한인공동체는 횡당성당을 순례하는 한국 신자들을 안내하고 있으며 상하이한인성당 남성 레지오 단원들은 매월 1회 횡당성당 청소 봉사를 하는 등 김대건 신부의 첫 미사 장소 보존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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