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순교자 성월, 한국 천주교회의 오늘을 있게 해준 신앙 선조들의 굳건한 신앙을 기리며, 그 정신을 이어받아 오늘을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뜻 깊은 시기이다. 특히 올해는 작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선포된 124위 복자의 시복 1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됐다.
서울대교구는 9월 20일 오후 4시 서소문 순교성지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한다.
새남터순교성지에서는 9월 내내 순교자 현양 대회를 개최하고, 당고개와 절두산 순교성지 등에서는 특강과 수난극 공연, 교회사 강좌 등도 열린다.
특히 절두산 순교성지(주임 정연정 신부)는 9월 14일부터 10주 동안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10분 성지 내 교육관 대강당에서 교회사 강좌를 실시한다. 이번 강좌의 주제는 ‘병인박해와 한국천주교회’로, 내년으로 다가온 병인박해 150주년 준비와 병인순교자현양 및 시복 사업 추진을 위해 마련된다. 교회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라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으며, 회비는 무료(교재비 3000원 개인부담)다.
서울 종로본당(주임 이승훈 신부)은 19일 오후 4시 포도청(옥터) 순례길 A코스를 걷는 도보성지순례와 현양미사, 현양의 밤 등으로 구성된 포도청 순교자 현양 행사를 연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총원장 황석모 신부)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수도자와 함께하는 순교신심 미사’를 봉헌한다.
수원교구 중앙본당(주임서리 최성환 신부)은 순교자성월에 앞서 8월 27일 본당 세미나실에서 ‘웰다잉(Well-dying)과 현대의 순교 신심 피정’을 열었다. 본당 연령회가 주관한 피정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죽음을 묵상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간이었다. 특히 신앙선조들의 순교적 신앙관과 우리의 죽음의 관련성을 이해함으로써 순교신심을 체득할 수 있도록 했다.
피정은 ▲선조들의 순교 신심과 현대의 순교 ▲그리스도인의 웰다잉 개념 이해 ▲버킷리스트 작성 ▲가상의 죽음을 앞두고 유서 작성 ▲십자가의 길 ▲파견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배건기(야고보·70) 본당 연령회장은 “그리스도인에게 ‘웰다잉’이란 단순히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의미 있는 삶’”이라면서 “우리는 피 흘리는 순교는 할 수 없지만 신앙선조들처럼 사랑·비움·절제·극기·희생을 실천한다면 신앙인으로서 웰다잉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정에 참가한 박영숙(체칠리아·65)씨는 “신앙선조의 순교와 함께 죽음을 묵상하는 기회로 신앙선조의 삶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면서 “내 자아를 내려놓고 복음을 선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 밖에도 전국 각 교구에서는 순교자 성월 동안 현양 미사는 물론 도보순례, 순교자의 밤, 성가발표회, 주일학교 학생 백일장 등 순교 정신을 현양하고 기리는 행사들을 마련하고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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