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문제와 관련해 말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5월 4일이 처음이었다. 가톨릭 교회의 공적인 가르침에 입각해 해군기지 건설문제를 성찰하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첫째, “전쟁은 재앙이고 결코 국가 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아니며, 지금껏 한 번도 그러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결코 그러지 못할 것”이라는 사회교리의 선언 때문이었다.(간추린 사회교리 497) 둘째, 무력을 통한 정당방위는 엄격한 조건들을 충족시킬 때에만 도덕적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09) 셋째, 교회는 균형 있고 절도 있는 군비 축소를 제안해왔고, 무기를 증가하는 행위는 세계의 안전과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넷째, 새로운 무기를 마련하는데 소요되는 엄청난 재원의 낭비는 가난한 사람들의 구제를 막고, 민족들의 발전을 방해하며, 과잉 군비는 분쟁의 원인을 증가시키고, 분쟁이 확산될 위험을 증대시킨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2315)
제주도는 67년 전 4.3사건으로 도민의 10%가 넘는 3만 명이 무참히 학살된 땅이다. 무고한 생명들을 이념에 사로잡힌 사람들과 무지했던 공권력이 무참히 짓밟았다. 그런 참극이 벌어졌는데 역사적·국가적 청산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60년을 침묵과 망각 속에 보내왔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참된 민주주의를 사는 나라가 되려면 양민의 억울한 집단적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고 그들의 희생에서 무엇인가를 깨닫고 다시는 비인간적인 폭력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담보하는 역사적 열매가 맺어져야 한다.
어떤 이들은 강정 해군기지가 다 들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쟁을 준비하고 전쟁을 위한 기지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큰소리로 세상을 향해 평화가 전쟁 준비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외쳐야 한다.
전쟁을 긍정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전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앞으로 싸워야 할 것은 우리 안에 전쟁을 긍정하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우리 울타리 바깥의 인간 공동체를 말살해도 좋다는 우리 안의 폭력적인 경향과 판단이다.
평화센터가 어떤 이유든 이유가 닿기만 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간 공동체를 말살해도 된다는 폭력적 심성과 싸우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시선으로 모든 인간을 바라보는 참 평화를 배우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평화의 전초기지가 되길 간절히 희망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