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 성레오본당 주임 최병규 신부는 “특수전교육단 백마대성당이 화마에 휩싸이던 순간부터 재건축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여정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3월 9일 새벽 3시 경 특수전교육단 군종행정관으로부터 다급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새벽 1시30분 백마대성당에 불이 났다”는 것이었다. 수화기를 놓자마자 차를 몰아 새벽 4시30분 화재현장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진 참담한 광경을 보고 처음 느낀 감정은 성전을 지키지 못해 하느님께 죄송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부대 교육관 세미나실에 임시성전을 마련하자 오히려 장병들이 “신부님 힘내세요”라며 최 신부를 위로했고 이전보다 신앙생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임시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하던 5개월여 동안 미사 참례자는 전혀 줄지 않았다.
성당 재건축 비용은 군부대에서 전액을 지원했지만 화재에서 살아남은 의자 등 성당 물품을 보수하고 깨끗이 손질하는 데 신자, 비신자 장병들이 한 마음이 돼 팔을 걷어붙였다.
최 신부는 “성당 재건축 실무를 담당한 부대 간부 중 평소 냉담하던 교우들이 성당 화재사건을 접하면서 보속하는 심정으로 회두한 사례가 많았다”며 “불탄 성당을 처음 봤을 때 참담했던 심정이 재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하느님에 대한 감사와 찬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할 수 없을 때 희망을 찾게 하는 하느님의 섭리를 이번 재건축과 봉헌식에서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재건축된 백마대성당을 처음 본 이들은 하나같이 “외부 전경은 물론 내부 디자인과 색상, 성상 배치가 너무나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최 신부는 “조명과 바닥 마감, 색상 등은 성당에 처음 찾아오는 교육생들도 편안한 마음이 들도록 고심해서 결정했다”며 “백마대성당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쉼 없이 자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교육생들이 흘리는 땀방울”이라고 전했다.
“백마대성당 재건축은 끝이 아닙니다. 고된 훈련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성당을 찾아 예수님께 자신들의 마음을 봉헌하는 교육생들과 제가 이곳을 하느님 보시기에 더욱 좋은 곳으로 가꿔 나가겠습니다.”
군복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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