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해 온 하상바오로의 집(시설장 황데레사 수녀)이 올해 개원 25주년을 맞았다. 90년대 초 행려자들이 동사로 숨지는 일들이 자주 전해지면서 가락시장 신자 상인들이 마음을 모아 시장 한쪽 구석에 무료 급식소를 마련했다. 정부 지원 없이 시작된 급식소는 초창기에 식재료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얼굴 없는 천사들이 나타나 이들을 도와줬다. 익명의 후원자가 급식소 문 앞에 쌀 한 포대를 놓고 갔고, 비용이 필요할 때는 그에 맞는 후원금을 기부하는 은인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한 때 하상바오로의 집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고 밝힌 이가 정부에서 지원받는 쌀 한 포대를 나누고 싶다고 연락해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급식소가 소속된 10지구 내 본당에서 많은 봉사자들이 매일 같이 찾아오고, 70~80명의 후원자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성금을 보내고 있다. 덕분에 하상바오로의 집은 정부 지원 없이도 하루 평균 150여 명의 노숙인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지난 25년간 대접할 수 있었다.
시설장 황 수녀는 “마음이 따뜻한 신자분들이 계셨기에 우리 급식소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면서 “이곳은 그분들의 사랑을 노숙인들에게 전하는 곳이고 우리는 단지 그 사랑을 배달하는 전달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상바오로의 집은 9월 20일 오전 11시 서울 송파구 가락동 현지에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김성훈 신부 주례로 개원 25주년 감사미사와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 중에는 25년간 봉사해온 운영위원장 서정기(보니파시오·68)씨를 비롯해 봉사자 전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한다.
※후원계좌 301-0020-8817-01 농협(예금주 천주교서울대교구)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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