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을 맞아 교구 곳곳에서 순교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현양하는 행사가 열렸다. 특히 올해는 성 김대건 신부의 서품 170주년이라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많은 신자들이 성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 김대건 신부의 유해가 모셔진 미리내성지에서는 9월 13일 평택대리구 안성지구 순교자현양대회가 열렸다. 대회에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주한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평택대리구장 김화태 신부를 비롯해 수도자와 평신도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김대건 성인의 가문은 증조부 때부터 신앙을 받아들여 내려온 뿌리 깊은 신앙의 집안”이라며 “부친 김제준 이냐시오를 비롯해 당고모 김 데레사는 성인품에 그리고 증조부와 증숙부는 복자품에 올랐으니 가문의 영광”이라 말했다. 이어 “우리 가정에서 자녀들이 좋은 직장, 명문학교에 들어가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진정한 영광은 신앙의 집안으로서 온 가족이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신실히 공경하고 형제와 이웃에게 우애와 선행과 자선을 실천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오후 1시30분 103위 성인 시성 기념대성당에서는 2부 ‘한국 순교자 현양 마당극’이 펼쳐졌다. 성극은 ‘첫째 아침의 나라에 구원의 빛내리다’ ‘둘째 믿음과 선교’ ‘셋째 박해와 순교’ ‘넷째 순교자 찬양’으로 이뤄졌다. 이종철 신부 지휘 아래 ‘로사리오 성가단’과 ‘복자 정찬문 가톨릭 합창단’ 등 총 103명의 단원들이 무대를 준비했다.
단내성가정성지(전담 이정철 신부)에서는 9월 13일 오전 11시 제10회 용인대리구 이천지구 순교자현양대회를 열었다. 이천지구장 박정배 신부와 지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된 미사에는 1200여 명의 신자가 참석했다.
이정철 신부는 강론을 통해 “가톨릭성지는 예수님의 숨결이 역사의 유적으로 남겨진 곳”이라며 “늘 우리들을 기다리는 부모님처럼 주님께서도 언제나 우리들의 삶 속에서 보살펴주고 계심을 기억해 성지에 자주 찾아와 기도드리자”고 당부했다.
▲ ▼ 9월 13일 단내성가정성지 순교자현양대회.
구산성지(전담 정종득 신부)는 12일 오후 7시 2015 구산성지 순교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날 순교자의 밤 행사는 성지 잔디광장에서 ‘묵주기도’로 시작해 안당문 내 김성우 성인 등 아홉 분의 순교자묘역에서의 미사 봉헌으로 이어졌다.
‘옥중에서의 구산의 순교자’라는 주제 아래 미사를 주례한 정종득 신부는 강론에서 “순교자들의 감옥 생활을 현세의 우리가 체득하기 위해 이번 순교자의 밤 행사를 마련했다”며 “오늘 순교자의 밤은 모든 신자들이 함께한 한 편의 거룩한 오페라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신부는 “나를 포기하고 천주를 택했던 조선시대 순교자들에게 옥(獄)은 ‘현세의 지옥’이었는가 하면, 역설적이게도 영원한 생명과 구원에 이르게 하는 ‘복락소(福樂所)’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순교자의 밤’ 행사 후 신자들은 봉사자들이 마련한 ‘찐 감자와 물’을 나누며 박해 때 순교자들의 생활과 믿음을 되새겼다.
남한산성 순교성지(전담 박경민 신부)에서는 19일 오전 10시30분 순교자 현양대회가 열렸다. 이날 미사는 성남대리구장 조원규 신부와 성남지구 사제단, 안나의 집 김하종 신부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조원규 신부는 강론을 통해 “우리는 순교자 한덕운 토마스 복자를 비롯해 300여 순교자들의 정신과 얼을 본받고자 현양미사를 봉헌하고 있다”며 “이 시대의 순교는 일상에서 하느님을 증거하고 복음 말씀을 충실하게 실천하는 일”이라 강조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야외 미사터에서는 피앗 앙상블, 고영민(안드레아), 손현희(데레사), 강훈(바오로), 최준익(막시모어)씨가 출연해 성지후원회원과 순례자들을 위한 음악회를 진행했다.
▲ 9월 19일 남한산성 순교성지 순교자현양대회.
수리산성지(전담 이헌수 신부)에서는 19일 최경환 프란치스코 성인 묘역 앞 야외미사터에서 순교자현양대회를 열었다. 이번 현양대회는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 순교 176주년과 복자 이성례 마리아 순교 175주년을 기리고자 마련됐다. 현양대회는 크게 1부 성인 유해 운구행렬과 복자 이성례 마리아 순교 수난극, 2부 안양대리구 사제단 공동집전 현양미사와 성인 묘소 참배로 순으로 진행됐다.
순교 수난극 ‘고통이 깊을수록 영광은 빛이 되어’는 성 최경환 프란치스코의 아내이며 한국의 두 번째 방인 사제인 최양업 토마스 신부와 다섯 아들 희정, 선정, 우정, 신정, 막내아들 스테파노의 어머니 복자 이성례 마리아의 옥중 수난기다.
안양대리구장 최성환 신부는 강론을 통해 “이 길은 최경환 성인과 복자 이성례 마리아가 수없이 밟고 오가며 전교하던 길이자 감옥으로 끌려갈 때 가셨던 길이고 형장으로 끌려가던 길”이라며 “순교자들의 삶을 묵상하고 되짚어 보는 것만으로 끝내지 말고 그분들이 가신 길, 그분들이 살아낸 신앙을 내 것으로 받아들여 실천하자”고 말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안양대리구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에서 마련한 성지 후원금 전달식이 있었다.
▲ ▼ 9월 19일 수리산성지 순교자현양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