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성당(주임 고찬근 신부)이 9월 30일 오후 8시 ‘보리밭’의 작곡가 윤용하(요셉)를 기리는 50주기 추모음악회를 열었다. 주제는 ‘보리밭 사잇길로’.
명동성당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윤용하의 장례미사가 치러졌던 곳이기도 하다.
음악회는 윤용하의 생애를 4개의 이야기로 나눠 성우, 윤용하 역의 남자배우, 해설자로 구성된 3인의 화자로부터 ‘듣는 음악회’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보리밭’ 아카펠라, 굴렁쇠아이들의 ‘나뭇잎 배’, 가톨릭 합창단이 부르는 윤용하의 가곡들이 80분간 펼쳐졌다.
고찬근 신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암살’과 같은 영화들을 통해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들이 재조명되고 있지만 정작 광복절 노래와 민족의 노래를 만들었던 윤용하는 세월 저편으로 잊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합창’을 통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꿈꿨던 윤용하 정신을 기억하고 서로 연대하는 평화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며 음악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명동성당과 대성당 들머리에는 윤용하 선생의 대표곡 ‘보리밭’을 표현하는 박정현 작가의 설치작품인 보리 화분과 800여 송이의 보리가 전시됐다.
1922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나 은율본당에서 세례를 받은 윤용하는 1965년 43세 나이에 지병으로 타계할 때까지 200여 곡이 넘는 창작곡을 만든 민족 음악가다.
우리나라 동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나뭇잎 배’와 가곡 ‘보리밭’을 작곡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에 있던 만주 봉천에서는 조선합창단을, 신경에서는 신경반도합창연맹을 만들어 일제에 항거했으며, 변절하지 않고 왜색을 거부한 드문 음악가이기도 하다. 광복 후에는 ‘광복의 노래’와 ‘민족의 노래’를 만들었고, 6·25 당시에는 피난지에서도 대한어린이합창단을 조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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