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이 주신 공간에서 예수님의 자녀들과 함께할 뿐입니다. 지금까지 ‘안나의 집’이 잘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 덕분입니다. 안나의 집을 통해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안나의 집은 그야말로 기적입니다.”
1998년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운영해 온 김하종 신부(오블라띠 선교수도회)가 제3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을 수상했다. 김 신부는 가난한 이웃들이 삶의 의미를 찾고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왔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이가 더 많은데 상을 받게 돼 부끄럽다”면서 “누구든지 자기 재능을 나누면 사회를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 신부의 하루일과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일정이 빡빡하다. 낮에는 안나의 집에서 매일 노숙자들을 위한 55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고, 청소년 쉼터 4곳을 방문해 가출청소년 자립에 힘쓰고 있다. 밤에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 ‘아지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지트는 가출청소년을 찾아다니며 상담하는 일입니다. 어른들에게 상처 받은 아이들은 청소년 쉼터나 시설 등에 먼저 찾아오기 어려워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먼저 길거리에 나가 찾아가는 것입니다.”
김 신부는 성남 모란역과 야탑역 등을 다니면서 가출청소년을 만나고 있다. 아지트는 ▲예방 ▲청소년 쉼터 홍보 ▲청소년 위한 안전한 장소 만들기 ▲상담 ▲청소년 기관 연계 5가지 목표를 갖고 운영 중이다. 안나의 집과 가출청소년에 정성을 쏟아 잠자는 시간이 줄었지만 자신의 삶은 아름다워졌다고 했다.
그는 “노숙인, 가출청소년 등 한명 한명이 부활하신 예수님의 상처라 믿는다”고 했다. 토마스가 예수님의 상처를 만져서 믿음이 생겼던 것처럼 노숙인과 청소년을 만날 때마다 김 신부도 믿음이 생기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어려서부터 난독증으로 힘든 청소년 시기를 보낸 김 신부는 난독증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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