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어떻게 진행되나?
가정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세계주교대의원회의(약칭 주교시노드)가 10월 4일 개막, 25일까지 3주 동안 열린다.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의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한 이번 시노드는 이전의 시노드들과는 꽤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황청은 2일 ‘새로운 방법론’으로 진행되는 이번 시노드의 구체적인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새 방식은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을 위한 것이고 논의 내용이 보다 더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고안됐다. 우선 각 대의원 주교들의 발언은 개별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지만 누구나 언론과의 인터뷰가 허용되고 매일 토론 내용을 종합해 브리핑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총장 로렌초 발디세리 추기경은 이번 시노드가 기본적으로 3개의 미니 시노드들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전에는 수백 명의 주교들이 차례로 발언에 나서는 공개 토론이 수 주 동안 이어지고 그 다음에 언어권별 소그룹으로 나눠 분과토의에 들어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노드 전체가 3부로 나눠져 매주 초에 주어진 주제에 대한 공개 토의가 마련되고 곧바로 총 13개로 나눠진 소그룹 토의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이 세 차례 반복된다. 소그룹 토의 내용은 매주 서면으로 작성돼 제출, 공개된다.
3주간의 전체 시노드 일정이 모두 끝나면 투표권을 지닌 대의원 주교들은 모든 토론 내용을 종합 정리한 최종 보고서를 투표에 붙이는데 이 문서 역시 공개된다.
교황청 공보실은 투명한 토의 과정을 위해서 인터뷰를 허용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하고 공보실은 인터뷰를 원하는 언론인들의 요청서를 해당 주교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브리핑은 매일 오후 1시 정기적으로 마련된다.
시노드 후 최종 보고서는 건의 내용이 목록으로 작성된 형태가 아니라 문헌의 형태로 작성되고, 투표를 통과하면 교황에게 제출된다. 이 문서 작성을 위해서 교황청은 모두 10명의 초안 작성 위원들을 임명했다.
위원에는 발디세리 추기경과 주교시노드 책임 보고관 페터 에르도 추기경, 특별 서기 브루노 포르테 대주교를 비롯해 인도, 미국,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가봉, 이탈리아 출신 추기경 등이 포함됐다.
시노드, 무엇을 다루나?
주교시노드의 논의 내용에 대해서 세간에서는 동성애와 이혼 문제 등 가정과 생명, 성 윤리에 대해 관심의 초점이 주어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주교 시노드의 의제들은 의안집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 있듯이 매우 광범위하고, 생명과 성 윤리는 다만 그 일부일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미국 순방 중에 시노드에 직접 관련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교황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 가정의 문제는 성 문제와 관련되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경제적 요인들과 더 깊은 관련을 갖는다.
교황이 순방에서 가장 먼저, 자주 언급한 것은 저소득층과 이민자 가정의 문제였다. 가난, 빈곤, 경제적 억압, 미비한 교육 혜택 등은 서구 사회와 교회 내의 중산층 신자들, 그리고 언론에 의해서 자주 간과되는 가정 문제라는 것이 교황의 인식이다.
교황은 분명하게 말한다.
“어떤 사회도 가정 생활을 위한 현실적 여유를 제공하지 못하는 한 건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교황이 유엔 본부에서 연설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정부는 존엄한 삶, 가정을 구성하고 부양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정신적, 물질적 수단을 제공해주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주택, 적절한 직업, 음식과 식수, 종교적 자유, 교육을 포함한 다른 시민권 등은 이러한 필수적인 물질적, 정신적 조건에 해당한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지난해 주교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에서 개도국 주교들에 의해 강조됐던 것들이다.
근본적으로 교황에게 있어서 가정 시노드의 의제는 몇 가지 중요한 영역에 그치지 않는다. 이미 수년 동안 관찰하고 조사하고 의견 수렴을 함으로써 파악한 현대 가정의 현실은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이다.
그리고 그러한 고통스러운 현실에 대한 해법을 교황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시노드는 자비의 시선으로, 열린 가슴으로 가정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동행하는, 희망의 여정으로 교황은 파악하고 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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