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병원에서 시어머니 간병 중인 구금연(안나·55·마산교구 진주 신안동본당)씨. 틈나는 대로 시어머니뿐 아니라 다른 병실 어르신 이발과 손발톱 정리, 목욕 봉사까지 도맡아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이미 병원에선 ‘병실의 선교사’로 통하는 그를 모르는 이가 없다.
2009년부터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 병간호를 위해 구씨는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울산에서 진주로 이사왔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구씨를 친딸로 착각할 만큼 지극정성으로 시어머니를 보살폈다. 작년에는 진주시장으로부터 효부상을 받기도 했다.
며느리의 정성에 감동해 세례를 받은 시어머니 이귀연(마리아·85)씨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며느리 자랑을 늘어놓았다.
“대한민국에 정말 이런 며느리 없어~. 우리 며느리 정말 착해, 소문 좀 내줘요.”
구씨의 정성이 통했는지 시어머니 이씨는 몇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서도 지금까지 잘 버텨오고 있다.
사실 열심한 신자가 아니었지만 시어머니 병간호를 계기로 신앙생활에 더욱 충실하게 됐다는 구씨.
“병원에 있어 보니 안타까운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보였어요. 하느님께서 저를 도구로 쓰길 원하신다는 생각에 병원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전문적인 봉사를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과 장례지도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이 같은 구씨의 헌신적인 모습은 사람들 마음을 열기에 충분했다. 신앙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자연스레 선교로까지 이어졌다. 개신교 재단 병원임에도 종파를 초월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천주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간 환자들 가족을 포함해 40여 명이 구씨 인도로 세례를 받았다. 한 사람 권면하기도 힘들다고들 하지만 구씨의 권유는 거절하는 이가 없다. 백 마디 말보다 몸소 보여준 사랑실천이 가져다주는 힘이었다.
오랜 병원생활에 지칠 법도 하지만 구씨는 오히려 하루 24시간이 짧다고 말할 정도로 활기가 넘친다. 그 원동력은 기도에 있는 듯하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구씨는 매일미사에 참례하고, 봉사하는 틈틈이 책상도 없는 병실에서 성경필사도 빠트리지 않는다. 기도로 시작해 봉사를 실천하며 하느님을 알리는 일로 마무리하는 것이 구씨의 일과다.
구씨는 “시어머니 덕분에 신앙이 깊어지고 봉사와 선교의 삶을 사는 은총을 누리게 됐으니, 오히려 시어머니께 감사드리고 싶다”며 말했다.
“제 선교지는 병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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