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만의 독특한 기타 선율로 하느님을 노래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가톨릭 성음악 스파니쉬클래식기타회(회장 이화진). 2000년 발족해 올해로 꼭 16년째가 됐다.
이화진(스타니슬라오) 회장이 병원 의료인으로 일하던 시절, 같은 병원에서 소임을 맡아 일하던 스페인 출신 젬마 수녀에게 3년 동안 기타 치는 법을 배운 것이 시작이었다. 본당 구역과 반모임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기타 하나로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기타는 어디든 쉽게 갖고 다닐 수 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요. 기타를 연주하면서 스스로 노래도 부를 수 있지요. 그래서 하느님을 찬양하기에 참 좋은 악기에요. 자신과 하느님의 관계를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 기타의 매력인 것 같아요.”
조용하고 정적인 스페인 기타 연주법을 여기저기 가르쳐주며 기타회가 결성됐다. 대중가요에 흔히 쓰이는 기타를 성음악에 접목하기 위해 이 회장은 성음악 기타 교본을 직접 만들었다. 작사, 작곡, 편곡 등을 하고, 성가 한 곡을 48가지 주법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성음악을 위한 다양한 주법도 정립했다.
“하느님을 찬양하는 기타 주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어르신들을 위해서는 쉬우면서도 조용하게,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해서는 힘차고 즐겁게 기타를 쳐야겠죠. 기본적으로 경건하고 은은한 스페인 기타선율은 성음악을 연주하기에 참 좋습니다.”
이 회장은 이러한 기타 강의를 모두 무료로 진행한다. 오전에는 장애인 활동보조사로 일해 월급을 받고, 오후에는 기타를 가르쳐주는 식이다. 이 회장은 ‘기타 스승인 스페인 수녀님처럼 나도 기타를 가르치며 돈을 받지 않는다’는 철학을 말한다.
기타와 노래를 통한 자원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장애인 등 소외된 이웃을 찾아가 함께 기도하고 노래하며 서로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다. 매달 1회 서울 수서동성당에서 미사 후 장애인들을 위한 공연을 열고, 장애인문인협회나 청우회 등의 단체도 방문해 매년 음악 봉사를 한다. 수서성당, 왕십리성당 등 서울대교구 내 12개 성당에 기타교실이 운영되고 있고, 전국 회원은 400여 명에 달한다.
“저희는 세련된 공연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봉헌한다는 차원에서 기타를 연주합니다. 성호부터 성무일도까지 기타로 연주하며 음악이 주는 위로를 느낄 수 있어요. 많은 본당에 아름다운 기타 모임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기타회는 현재 ‘100인의 클래식기타와 함께하는 성음악미사’ 준비에 한창이다. 100여 명 단원들이 청중들과 둘러앉아 하느님을 찬양하며 가을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1부 감사 의미를 담은 공동체기도, 2부 미사 봉헌, 3부 이태석 신부가 작곡한 ‘묵상’ 등을 연주하는 작은 음악회로 꾸며진다. 이번 미사에도 장애인들을 초청했다. 10월 24일 오후 7~9시 서울 왕십리성당에서 열린다.
※cafe.daum.net/cesilguita 한국 가톨릭 성음악 스파니쉬클래식기타회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