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향기를 꽃으로 전하는 이들이 있다. 오롯이 자신의 꽃꽂이 재능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있다. 바로 서울대교구 가톨릭전례꽃꽂이연구회(회장 박인옥, 지도 정의철 신부)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전례꽃꽂이연구회는 20주년을 맞아 10월 27~28일 서울 중구 정동프란치스코회관 성당에서 ‘복음의 기쁨’ 전시회를 연다. 전례꽃꽂이를 통해 복음을 전파해 온 20년을 반추하고 새 걸음을 내딛는 자리다.
이번 전시 주제 ‘복음의 기쁨’은 지난해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묵상하면서 정해졌다. 그동안 축일, 성월 등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여 온데 비해, 이번에는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뤄진 꽃꽂이 작품들이 많이 출품된다. 4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작품의 특징은 화려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사에 참례하러 온 신자들이 제대꽃에 정신을 뺏겨선 안 되기 때문이다. 최대한 소박하고 의미를 전달할 수 있게끔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을 통해 전례꽃을 향한 회원들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느낄 수 있다. 회원들은 새벽같이 꽃시장으로 달려가 제일 좋은 꽃을 골랐다. 하느님과 교회를 위해 쓰일 꽃이라 가장 좋은 꽃을 들고 기쁜 마음으로 꽃꽂이에 임했다.
꽃꽂이를 하기 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것. 매번 성경을 읽다보니 신앙심은 더 깊어지고 돈독해지고 있다. 각자의 묵상이 다르듯이 회원들은 같은 꽃을 사용하더라도 다양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부활과 성탄 등 대축일에는 몇 개월 전부터 전례꽃을 연구하고 고민하기도 한다.
1995년 10월 28일 창립된 서울대교구 가톨릭전례꽃꽂이연구회는 교회 내 전례꽃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사제서품식, 성소주일, 농아선교회의 날 행사 등에서 제대 꽃꽂이를 맡았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때 시복미사 제대도 꾸몄다. 순교와 박해의 의미을 전달하기 위해 흰색 자갈을 바닥에 깔고 대나무를, 영광을 의미하는 꽃 ‘글로리오사’를 사용해 제대꽃을 완성시켰다. 시복미사 제대를 담당했던 회원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밤을 새면서 제대꽃을 꾸몄다”면서 “시복미사 제대를 직접 맡게 돼 기뻤고 순교 성인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울 가톨릭전례꽃꽂이연구회에는 현재 100여 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1998년부터 격년으로 연구회 회원들은 작품을 모은 화보집 「밀꽃」을 펴내고 있다. 매월 월례회를 통해 전례력에 따라 한달 전 미리 작품을 제작하고 참고하도록 도움을 주고 서로의 꽃꽂이를 나눈다.
본당 제대 꽃꽂이 봉사자를 위해 ‘꽃꽂이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전례꽃꽂이 일반과정, 예비지도자 과정, 지도자 과정으로 나눠 수준별 강의를 시행하고 있다. 교육은 전례축일에 따른 제대꽃 이론, 환경 플라워디자인 등으로 이뤄진다.
※문의 010-2311-0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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