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단의 대모인 홍윤숙(데레사) 시인이 10월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10월 14일 오전 9시 서울 청담동성당에서 봉헌됐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 서울대교구 공원묘지.
1925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한국 문학사 1세대 여류시인으로서 창작의 큰 물줄기를 이끌어왔다. 1947년 문예신보에 ‘가을’을 발표하며 등단한 시인은 「여사시집」(1962), 「풍차」(1964), 「일상의 시계소리」(1971), 「타관의 햇살」(1974), 「쓸쓸함을 위하여」(2010), 「그 소식」(2012) 등을 발표했다. 또한 오랫동안 신자들에게 사랑받은 수필집 「하루 한순간을」(1974)을 비롯해 2년간 서울대교구 주보에 쓴 신앙 묵상글을 모아 2002년 펴낸 신앙시집 「내 안의 광야」 등 초기 순수시를 넘어 기도와 묵상이 담긴 신앙 작품들을 선보였다.
시인은 2006~2008년 세 번의 큰 수술과 긴 투병생활을 했지만 2012년 펴낸 시집 「그 소식」 으로 제4회 구상문학상을 받는 등 노년까지 시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홍 시인은 한국의 대표 평신도 신학자였던 남편 양한모(아우구스티노, 1921~ 1992)씨를 따라 1969년 세례를 받았다. 시인은 남편 양한모 선생의 뜻을 기려서 한국가톨릭학술상 전신인 ‘양한모 기념 가톨릭 학술상’을 제정, 가톨릭신문사에 위촉했다.
시인은 한국여류문학인회 회장(1984년), 한국가톨릭문우회 회장(1989년), 한국시인협회 회장(1990년) 등으로 활동했다. 1990년에는 예술 발전에 큰 공적이 있는 경력 30년 이상 예술가에게 주어지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인준됐다. 한국시인협회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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