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여성가족부 등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학교밖청소년 지원대책’ 가운데 ‘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대안교육 프로그램 강화’만이라도 잘 지켜진다면 학교밖청소년들의 숫자는 확실히 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내용은 (재)대구가톨릭청소년회(사무국장 주국진 신부)가 10월 16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캠퍼스(남산동 대신학원) 대강당에서 마련한 대안교육 세미나에서 나왔다.
산자연중학교 이주형 교사는 “학교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학생들이 학교에서 가장 불행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과정이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교 재학생들에게 들어간 공교육비가 각각 497만 원, 693만 원인데, 학교밖청소년에 대한 1인당 정부 예산은 2만4000원에 불과하다”면서 “학교밖청소년들에 대한 정부 재정 지원에 있어 결코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구 가톨릭 대안교육 과제 및 발전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대구가톨릭대안교육센터, 산자연중학교, 다문화대안예술학교 등을 운영하며 대안교육에 힘써온 대구대교구가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가톨릭 대안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산자연중학교 설립자 정홍규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마을로 간 신부의 산자연학교 이야기’를 주제로한 특강에서 “산자연중학교는 ‘생태학교, 행복학교’라는 모토로 운영되어 왔다”면서 “생태학교는 인간과 자연을 깊이 통합적으로 연결시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행복학교는 학생들이 지금 즐겁고 재밌고 행복한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건고등학교 이대희 교감은 일등만을 요구하는 대한민국 교육과 낙오자 없는 핀란드 교육 사례를 비교 발표했다. 그는 “OECD 회원국 대상으로 한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위 핀란드, 2위는 한국이었다”면서 “두 국가 모두 교육 선진국이지만 교육체계는 극과 극이다”고 했다. “핀란드는 꼴찌와 일등을 구분하지 않는 비경쟁적 협력체제이고 한국은 상시적 문제풀이 훈련을 요구하는 경쟁적 입시체제”라고 설명했다.
대구가톨릭대안교육센터장 임석환 신부는 ‘학교 부적응 원인과 대안 교육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임 신부는 “‘학교 부적응’이란 말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학교가 학생들을 부적응하게 하는 것인지, 학생들이 학교에 부적응하는 것인지 짚어볼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면서 “입시 교육과 상관없이 자발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신부는 대안교육의 의미는 제도교육이 할 수 없는 것을 대체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제도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이탈하는 청소년들이 ‘교육’에서 만큼은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인 대안교육이다”고 정의했다.
마음이 자라는 학교 김형섭 교장은 “대안교육 전문잡지 ‘민들레’에서는 대안교육을 아이들이 자율, 자치, 상생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고 소개했다. “모든 학교가 대안교육적 마인드를 가지고 기존 학교교육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문화대안예술학교 교장 박원빈 신부는 ‘다문화대안예술학교’를 주제로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박 신부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엄마가 외국인이라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무시 받고 있다”면서 “상처 받은 학생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사회 부적응 상태가 되고 만다”고 했다.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교육기본법은 명시하지만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차별 받고 있는게 현실”이라면서 “다문화가정 학생들도 한국 학생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안학교-사회통합을 위한 도약’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조상임 파랑새다문화복지센터장은 사회통합적 관점에서 다문화 아동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아동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건전한 성인으로 성장하도록 문화다양성을 수용하는 프로그램, 함께하는 합창, 어울려야 제 맛인 풍물, 사물놀이,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제안했다.
대구대교구 조환길 대주교는 축사에서 “대구대교구는 예전부터 청소년들을 위한 사업을 많이 해왔다”면서 “현재 초등학교 1개, 중학교 7개, 고등학교 7개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안교육은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대안교육을 더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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