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야구의 계절. 프로야구가 막바지에 이르러 포스트시즌을 통해 왕좌를 겨루는 가운데, 가톨릭 사제들만의 작지만 의미 있는 야구대회가 개최됐다.
전국 사제 야구단은 10월 19일 천안 생활체육공원 야구장에서 ‘제1회 전국 사제단 야구 친선대회’를 열고 친목과 일치를 이뤘다.
이날 대회에서는 광주대교구 사체르도스와 대구대교구 세인츠를 비롯, 대전교구 마터스, 서울대교구 카디널스, 인천교구 셰퍼즈, 의정부교구 파드레스, 청주교구 트리니타스 등 사제 야구단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갈고 닦은 야구실력을 뽐냈다.
대회를 주관한 전국 사제 야구단 대표 전대희 신부(인천교구)는 “각 교구마다 사제 야구단이 속속 생기고 있다”며 “야구를 통한 전국 각 교구 사제단의 하나 됨을 위해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각 교구마다 신학교가 생겨 이제는 타 교구 사제들과의 관계가 단절되어 있음을 아쉬워한 야구단 대표들은 친선경기를 통해 서로 관계를 맺고 친목을 도모했다. 전 신부는 “올해에만 대전, 대구, 청주교구에서 야구단이 결성되는 등 사제 야구단이 증가세에 있다”며 “앞으로 열릴 제2회, 제3회 대회에는 더 많은 팀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섬 지역에서 사목하는 본당 사제가 제 시간에 대회 장소에 도착하기 어려운 사정을 감안, 광주 사체르도스가 부전승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어 대전과 서울, 청주와 의정부, 대구와 인천이 각각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겨뤘다. 개막경기인 대전과 서울 경기에 앞서 서울대교구 조규만 주교와 인천교구 정신철 주교는 시타와 시구를 진행했다.
이날 경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정신철 주교의 투구에 맞은 대구의 한 사제는 “성은을 입었다!”며 오히려 좋아하기도 했다. 조규만 주교를 맞이한 대전 선수들은 투수에게 “치기 쉽게 가운데로 던져주라”고 배려하기도 했다. 대전 투수의 배려에도 조 주교는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대구에서 응원 온 한 신자는 “여러 교구 신부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야구를 즐기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며, “화이팅 넘치는 신부님들 모습이 새롭기도 하고, 가톨릭교회는 하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날 대회에는 각 교구 주교들이 찾아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는 의정부 팀이 결승에 오르자 처음부터 끝까지 덕아웃에서 사제들을 응원했다. 주교들과 담소를 나누던 김종수 주교(대전교구)는 대전 팀이 다른 팀에 밀리자 응원을 하러 가야겠다며 자리를 뜨기도 했다.
결승전에서는 광주 사체르도스와 의정부 파드레스가 맞붙었다. 결국 의정부 파드레스가 13대 5로 이겨 첫 대회 우승기를 안았다.
조규만 주교와 정신철 주교도 각각 팀의 지명타자와 투수 겸 9번 타자로 경기에 나서 타점을 올리는 등 활약을 펼쳤다.
정 주교는 “몸도 힘들고 시간 내기도 어렵지만, 야구를 통해 사제들과 마음 편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승패를 떠나 사제단이 하나 되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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