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영화인협회(회장 조혜정, 지도 조용준 신부)가 제2회 가톨릭영화제를 열었다. 주제는 ‘가족의 재발견’. 현대사회에서 새로운 의미로 재해석되는 가족들을 표현하고 가족 본연의 의미와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자리였다.
10월 29일~11월 1일 서울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개막작 ‘패롯’으로 시작한 이번 가톨릭 영화제는 자율기부제로 운영되며 ‘가난한 영화제’라는 초심을 지켜나가면서도 관객들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제1회 가톨릭영화제와 달라진 것
이번 영화제에서는 지난 영화제에 비해 선보인 영화 편수는 줄었지만 상영 횟수는 늘었다. 제1회 가톨릭영화제가 영화들을 4회 상영했다면 이번에는 5회를 상영한 것이다. 장편영화와 대중영화 상영도 많았다.
자막과 더빙 등으로 장애인과 노인 관객을 배려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버전의 대중영화를 상영한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협회는 영화제에서 특별히 ‘미쓰 와이프’, ‘마리 이야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배리어프리 영화로 상영했다.
‘예기치 못한’, ‘후쿠시마에서 부르는 자장가’, ‘소꿉놀이’처럼 가톨릭이 말하는 생명윤리에 관한 영화도 다수 상영했다. 교회 방향성을 담고 있는 영화 내용이 비신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소통 매개가 된 것이다.
조용준 신부는 “예수님, 신부님, 십자가가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가톨릭적인 영화들이 모였다”면서 “배리어프리 영화들도 가톨릭적인 생각으로 모든 관객을 포용하려는 마음에서 준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CGV명동역이라는 장소에 대해서도 관객들에게 접근성과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번 아쉬웠던 참가자 수와 객석 점유율 등 여러 부분이 보완된 것이다. 영화 전용극장에서 상영한 점도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데 주효했다.
특히 영화제가 열리기 전 신학생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열었던 영화제작워크숍은 풍성한 ‘메이드 인 가톨릭’ 부문의 기반이 됐다. 가톨릭 안 다양한 계층이 바라보는 ‘가족의 재발견’에 대한 영화 9편은 아마추어가 만든 영화지만 많은 호응을 받았다.
명동성당 1898광장에서 열린 ‘영성토크’와 ‘오픈토크’도 영화제가 마련한 하나의 시도였다. 봉헌생활의 해에 맞춰 열린 영성토크에는 ‘수도생활, 그 미래를 묻다’라는 주제로 서명원 신부(예수회)와 박문수 박사(우리신학연구소)가 출연했다. 오픈토크에서는 조셉의 커피나무를 운영하는 강지형·김향신 부부가 ‘가족의 재발견’에 대해 관객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사목에 대한 시도
조용준 신부는 “아직 영화를 비롯한 문화사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지만 미래세대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에 있어 문화사목은 절대적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영화제의 대상으로 ‘작은에미’(박현수 감독)를 선정하고 11월 1일 폐막작으로 상영했다. 우수상은 ‘작은 고집’(신안식 감독), 장려상은 ‘가족’(정승현 감독), ‘박스’(이미지 감독) ‘아빠의 맛’(김인선 감독), 관객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관객상은 ‘밀크셰이크’(고상진 감독)가 차지했다.
협회는 지난 번 배우 김해숙(비비안나)씨를 심사위원장으로, 영화 ‘집으로’ 등을 연출한 이정향 감독ㆍ한맥 문화 김형준 대표·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ㆍ춘천교구 문화홍보국장 최기홍 신부를 심사위원으로, 배우 김강우(빈첸시오)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한 바 있다.
영화제 후에도 이번 영화들은 꾸준히 전국 교구와 성당, 공동체, 시설 등에서 상영된다. ▲서울 홍대 북카페 리벤(11월 19~21일) ▲서울 명동 1898 광장 마리아홀(12월 9~11일) ▲광주 쌍촌동성당(11월 22, 29일) ▲분당 성요한성당(12월 7, 14, 21일) ▲부산 가톨릭센터(11월 24~26일)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제3회 가톨릭영화제를 위한 2016년 영화 아카데미 일정도 계획했다. 일반인과 수도자, 중고생(일산지역 및 성모자애보육원), 신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영화제작 워크숍을 준비 중이다.
※문의 070-4036-0712 가톨릭영화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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