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 청년 장병들이 올 12월 말에는 주교회의가 발간하는 「일어나 비추어라」(새 군인용 성가집)를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청년이라는 특정 계층을 위해 만들어진 「일어나 비추어라」는 10월 12~15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그 시안을 검토받고 출판을 승인받았다.
청년 장병들이 군본당에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천주교 군인성가」는 국방부에서 1997년 청년들의 취향에 맞는 성가책을 만들어 「가톨릭 군인성가」라는 제목으로 초판을 냈다. 이후 2002년 「가톨릭 군인성가」를 개정해 「천주교 군인성가」로 제목을 바꿔 발간했고 2006년에는 「천주교 군인성가」를 크게 수정, 보완해 같은 제목으로 수정판을 냈다. 「천주교 군인성가」의 마지막 개정은 2010년 1월에 있었지만 2006년 판에서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2010년 이후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와 교구 사제단은 청년 장병들에게 새 성가집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새 성가집 편찬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이어 청년 장병들의 신앙전력을 강화하고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성가들의 선곡에 들어갔다. 전례성가집은 주교회의의 승인을 얻어 발간한다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군종교구는 새 군인용 성가집 발간을 주교회의에 의뢰했고 ‘새가톨릭성가편찬위원회’(위원장 류한영 신부)가 「일어나 비추어라」를 편찬한 것이다.
군종교구의 기초 작업에 이은 주교회의 새가톨릭성가편찬위원회의 실무자문, 교리주교위원회 검토,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의 출판 승인까지 3년여 기간 동안 각고의 노력이 기울여졌다.
「일어나 비추어라」의 가장 큰 특징은 수록곡 선정과 저작권 해결이라는 두 가지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기존 국방부 발행 「천주교 군인성가」는 총 359곡이 수록돼 있고 그중 상당수가 개신교에서 작곡된 곡인데 비해 「일어나 비추어라」는 총 430여 곡을 수록해 70곡 이상이 늘어나는 성과를 보였다. 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수록곡의 60%가 가톨릭에서 작곡된 생활성가라는 사실이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떼제성가와 젠성가도 일부 포함시켜 수록곡의 다양성을 추구했다.
「천주교 군인성가」에 실려 있는 개신교 성가들 중 군장병과 청년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곡은 「일어나 비추어라」에도 선별해 수록했지만 가톨릭 생활성가가 새 성가집의 중심을 이루게 됐다는 점은 군종교구와 새가톨릭성가편찬위원회의 오랜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번에 「일어나 비추어라」를 발간하게 된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는 기존 「천주교 군인성가」에 수록된 곡들이 저작권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런 만큼 「일어나 비추어라」를 발간함에 있어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전체 수록곡들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국내에서 작곡된 곡들뿐만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 작곡가의 곡들까지 저작권 보유 기관을 추적해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했다. 그러나 끝까지 저작권자를 찾지 못한 소수의 곡에 대해서는 새 성가집 안에 저작권 해결 안내문을 싣기로 했다.
류한영 신부는 “「일어나 비추어라」 수록곡에 대한 저작권 확인과 정당한 저작권료 지불은 가톨릭 생활성가 작곡가들의 활동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한국교회가 저작권을 확실히 해결해 새 성가집을 냈다는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일어나 비추어라」는 올 12월 말경 초판 5000~6000부를 인쇄해 군본당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매년 필요 부수를 추가 보급하게 된다. 또한 「일어나 비추어라」는 군장병 외에도 민간 본당 청년들을 위한 성가집으로도 활용이 가능해 주교회의는 군종교구에서 호응이 좋을 경우 민간 본당 보급도 검토하기로 했다.
군복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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