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자동의 정원 딸린 2층 주택이 모든 이를 위한 ‘사랑채’로 탈바꿈했다.
올리베따노 성베네딕도 수녀회는 누구나 와서 쉴 수 있는 공간 ‘성분도 은혜의 뜰’을 마련했다. 20년 간 방치됐던 이곳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다시금 생명력을 얻고 있다.
수녀회 서울분원 맞은편에 위치한 은혜의 뜰은 원래 수녀들의 숙소였다. 수녀회는 1950년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자선병원을 이 지역에 세웠고, 병원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던 수녀들은 이 주택에서 거주했다. 하지만 도심에 많은 의료시설이 생김에 따라 병원은 문을 닫았다. 이후 수녀회가 병원을 수녀원으로 사용하면서, 주택은 용도를 잃었다.
오랫동안 문이 닫혔던 집은 “동네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장소로 활용하고 싶다”는 수녀회의 바람을 담고 최근 개방됐다. 오퍼스 건축사무소가 리모델링한 은혜의 뜰은 주택의 기존 자재들을 활용한 것은 물론 ‘비움’을 콘셉트로 공간 곳곳에서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9월 소박한 축복식을 봉헌한 수녀회는 11월 6일 이해인 수녀와 함께하는 집들이 토크 콘서트 ‘가을·순례자 그리고 우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 수녀의 지인 90여 명이 초대돼, 음악과 시를 나누며 막바지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성분도 은혜의 뜰은 매일 오전 10시~오후 5시30분(일요일 제외) 운영된다. 이 공간에서는 차와 책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또한 수녀들이 상주해 있어 상담이나 피정이 가능하며, 기도방도 마련돼 있다.
은혜의 뜰 책임자 김은옥(로사리아) 수녀는 “이곳이 대나무 마디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일상에 지친 많은 도시인들이 잠시 쉬고, 기도하면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이곳에서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2-318-2425 성분도 은혜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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