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 안에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주교와 사제를 비난하며, 그리스도인은 교회 밖으로 나가 타인을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식처인 교회 안에 머무르며 자신들만을 위해 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11월 6일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미사를 주례했다. 그는 강론을 통해 교회가 교회 밖의 일에 미온적이고 교회 안에서만 머물러 있으며 심지어 권모술수에 능하게 되면 더 이상 타인을 섬기는 교회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론의 주제는 ‘약은 집사의 비유’(루카 16,1-13)였다. 공교롭게도, 하루 전 이탈리아 언론인 두 명이 각각 교회 재무 비리와 교회의 재무 개혁에 반발하는 바티칸 고위관료들을 고발하는 책을 발간했다.
이날 복음에서 교활한 집사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과 짜고 주인의 재산을 가로채는 계약을 새로 맺었다. 마찬가지로 불의한 주인은 오히려 이 교활한 집사가 영리하게 대처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 같은 현상은 교회 안에서도 나타난다. 타인을 섬기고 돌보거나 주춧돌을 세우는 대신 출세와 돈에 매달리는 사제와 주교들이 있다. 이는 슬픈 일이다”라고 한탄했다. 교황은 이들이 바리사이처럼 직위를 통해 안락을 추구한다며 “이들은 정직하지 않고 안락함만을 추구하며 광장을 서성이며 눈에 띄기만을 바란다”고 비난했다. 그는 예수와 복음서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버리고 타인을 위해 봉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명은 멈추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탈리아 언론인 잔루이지 누치와 에밀리아노 피티팔디는 11월 5일 각각 「성전의 상인들」(Merchants in the Temple)과 「탐욕」(Avarice)이라는 제목의 책을 통해 바티칸 재정 비리를 폭로했다. 또한 교황의 개혁이 바티칸 관료들의 끈질긴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설치한 경제행정구조 조직과 관련한 평의회 내부문서를 인용해 바티칸 재정을 개혁하려는 교황의 움직임에 반발하는 관료들 모습을 그려냈다. 앞선 11월 2일 위원회의 비밀을 누설한 루치오 앙헬 발레호 발다 몬시뇰과 프란체스카 차오우키 공보담당관이 바티칸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교황이 이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책에 언급된 내용은 이미 다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롬바르디 신부는 “다만, 현재 드러난 것보다 바티칸이 더 부패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는 누치의 책은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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