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립니다.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으로 부족한 저의 책을 뽑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느님과 교회의 은혜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답하게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언젠가 한 신부로부터 로마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외국 교수님이 그 신부님께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인 한국의 고유 영성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질문을 받은 젊은 신부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너무나 막막하고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저 또한 ‘한국의 고유 영성이 무엇인지 대해서’ 고민을 했었습니다.
많은 한국인들이 기본적으로 그리스도교를 서양에서 들어온 외래종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교인들에게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게 한 고유의 영성을 이해하고 그리스도교를 이질적인 서양 종교가 아닌 우리의 원형적 의식구조에 맞게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종교사상사 맥락에서 그리스도교를 바라보는 작업과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한국 종교사상사를 바라보는 작업은 참 중요한 작업입니다.
가톨릭학술상 수상이 개인적으로 무척 기쁜 일이지만 한국교회가 이러한 관점에 주목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감사합니다. 좋은 자질을 갖춘 후학들이 많이 나와 이 분야 연구를 더욱 깊이 심화하고 확장해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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