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이냐시오는 「영신수련」을 통해 신자들이 세상에서 사도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전했다. 세속에 살면서도 신앙인으로서 살아야하는 평신도에게 중요한 영성 중 하나다.
CLC(Christian Life Community, 그리스도생활공동체)는 이 영성을 바탕으로 살아가는 평신도들의 공동체다. 지난해 교구에서도 인준을 받아 수원CLC로 활동하고 있다.
수원CLC 회장 이영희(로사·59·성남대리구 분당성마태오)씨를 만났다.
“이냐시오 성인의 영성은 평신도들이 세상 안에서 영적 분별을 해 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희 CLC회원들이 살아온 체험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수원CLC는 지난 10월 23일부터 매주 금요일 평신도 영성강좌를 시행하고 있다. 성 이냐시오의 영성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되짚고 영성을 키울 수 있는 강좌다. 이냐시오 영성을 따르는 수도회도 있지만, CLC의 교육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이씨는 “세계 CLC가 450여 년 간 평신도로서 이냐시오 영성을 살아온 체험이 교육에 녹아있다”면서 “평신도를 평신도 답게 양성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CLC는 단순히 개인의 영성을 심화시키는 단체가 아니라 공동체입니다. CLC 회원들은 공동체를 이뤄서 이 시대에 하느님의 사명을 찾고 응답하고자 노력합니다.”
CLC는 비회원인 평신도들을 위해 교육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CLC회원으로서 신원을 지키며, 삶과 신앙을 나눈다.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지원기, 수련기, 유기서약, 종신서약에 이르는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회원 수는 많지 않지만, 그만큼 강한 유대로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
수원지역에서는 용인희망학교를 운영 중이다. 학교는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방과후학교다. 빈부격차가 커져가는 한국사회에서 빈곤이 대물림되는 현상을 막기 위한 노력이다. 가난한 이의 우선적 선택을 위해 수원CLC가 접근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한 것이다.
CLC는 1980년대에는 개발에 밀려난 빈민을, 1990년대에는 경제위기 속에 늘어난 노숙자를, 2000년대에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지원을 이어왔다.
이씨는 “수도회처럼 서원을 하는 것도 모여 사는 것도 아니지만 사도로서의 사명을 살아가는 공동체”라면서 “공동체로서 끊임없이 시대적 요청을 식별하고 응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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