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표로 받지만 상은 사실 몽골에 다녀가신 모든 봉사자와 후원자들이 받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가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는 뜻이겠죠.”
몽골에서 14년 동안 선교를 하고 있는 이호열 신부(살레시오회)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최하는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국무총리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물심양면으로 아끼지 않고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모든 공을 후원자들에게 돌렸다.
이 신부는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6년 동안 길거리 아이들을 돌봤고, 지금은 다르항에서 8년째 농사를 하며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 몽골에서의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는 많은 추억과 사연이 쌓였다. 길거리 아이들을 데리고 게르(몽골족의 이동식 집)에서 살면서 보일러 작동에 익숙지 않아 화상을 입은 일, 한국에서 온 컨테이너 물품들을 아이들이 훔쳐간 일, 함께 살던 아이들이 이 신부의 생일에 찾아와 같이 집짓기 봉사를 했던 일 등. 기쁜 일도, 힘겨운 일도 있었지만 그는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언제나 행복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 신부는 분도출판사에서 출간된 동화책을 몽골어로 번역하는 동시에 ‘십대들의 쪽지’라는 제목의 잡지를 제작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건전한 독서습관을 만들어주고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다. 몽골은 책이 많지 않은데다 비싸기까지 한 탓에 아이들이 책을 쉽게 접하지 못한다. 이 상황을 너무 잘 알기에 그가 직접 나선 것이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 이마저도 수월하지 않다.
“옵셋 인쇄기가 있으면 하루, 이틀이면 될 것을 지금은 복사출력기로 한 달 내내 만들고 있어요. 아이들이 손수 스테이플러를 찍기 때문에 시간도 걸리고, 토너 비용도 만만치 않아요. 그래서 누군가 옵셋 중고기계를 기증해주시길 기도하고 있어요.”
“지금 가는 길을 더 열심히 걸어가라는 뜻에서 이번에 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한 그는 울란바토르 근교에 생태학교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인들과 농사를 짓고 아이들을 교육하면서 그들의 삶의 질과 인식을 높여줄 생각이다. 이 신부는 그것이 몽골이라는 세계적인 청정지역에서 선교를 하는 자신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자급자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제10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시상식은 오는 11월 25일 경기도 성남 코이카본부 2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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