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내년 수능을 앞둔 딸이 갑자기 미용을 배우고 싶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2 여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딸은 내년 수능을 앞두고 있어 한참 예민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족들 모두가 수험생이 되는 딸아이를 배려해 집에서 조용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딸이 갑자기 미용을 배우고 싶다고 합니다. 입시공부를 더 이상 하기 싫답니다. 아이가 진로를 급하게 바꾸고자 해서 걱정입니다. 부모로서 어떻게 해줘야할지 고민입니다.
A. 대학만이 바른 진로가 아닙니다. 열린 사고로 딸아이와 대화해 보면 좋겠습니다.
고등학생 자녀가 “입시공부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말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갑작스런 얘기 같겠지만, 아이는 심사숙고 했을 것입니다. 이럴 때 현명한 부모는 머릿속에 있는 ‘큰일났어요’하는 태도를 접어야 합니다. 대학을 안 간대요. 미용사가 된대요. 이게 큰일일까요? 오늘날 큰일은 아이가 “아무것도 안 하겠어요”, “되고 싶은 게 없어요” 이게 큰일입니다.
만약 ‘수능까지 다 보고 대학 1학년 때 공부 그만두고 미용사가 되겠다는 통보보다는 낫지 않는가’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부모는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딸아이의 장래 스케줄, 꼽고 있었던 몇 개의 대학교, 몇 개의 전공과) 다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아이를 일단 믿어줍니다.
그 대신 딸아이의 선택이 잘못되었을 경우에 바로 잡아 주기 위해서 올바르고 구체적인 정보를 가지고 아이랑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미용사가 될 수 있는지, 대학을 가서도 미용사가 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로 그 방법을 제시하고 알려줍니다. 안 좋은 편견을 가지고 ‘대학이냐’, ‘미용이냐’ 이것보다는 딸의 의견을 심도 있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부모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합니다.
아이의 진로에 대해 어려서부터 대화를 나누지 않았을 때 이런 경우가 생깁니다. 일반적으로 누가 그런 얘기를 하는가. 중학교 들어가면 고등학교 그냥 가는 거고, 고3 마치면 또 으레 대학 가는 거야. 대학을 나와야 그래도 먹고 살지. 기술은 무슨 기술을 배워? 이런 사고로 대화를 나누지 않을 때 이런 갑작스런 경우가 생깁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과, 더더구나 사춘기 자녀와는 대화가 안 된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언제부터 대화를 안 했을까요? 날 때부터 부모랑 소통 안 되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배고프면 죽어라고 엄마를 찾았고. 똥오줌 싸면 있는 힘을 다해서 엄마, 아빠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소통을 열심히 한 우리 아이입니다. 부모와 소통 안 하고서 아이는 살 수 없습니다. 그런 아이가 커서 어떻게 부모와 소통을 안 하겠는가. 청소년이 되어도 부모랑 소통이 되어야 용돈도 받을 수 있고 살아 갈 수 있는데…. 아이가 왜 부모를 멀리 하겠는가. 소통 안 되는 것은 누가 만드는가. 소통의 열쇠를 잡고 있는 쪽도 부모입니다. 부모가 저자세가 되어야 합니다. 사과하는 부모 모습도 보여줘야 합니다.
부모는 대학과 기술 배우는 것을 이분법적 사고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대학가는 것도 진로의 한 가닥, 미용도, 공무원 시험 등 많은 진로의 갈래가 있다는 열린 사고로 딸아이를 바라보시면 좋겠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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