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카타의 복녀 데레사는 복지시설 현장에 있던 수녀들이 일이 많으니 기도 시간을 줄여 달라고 요청하자 오히려 기도 시간을 늘렸다. 활동적 삶을 뒷받침하기 위한 영성적 삶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유명한 일화다. 마찬가지로, 가톨릭 사회복지 시설 종사자의 소진(burn-out)을 방지하기 위해 가톨릭 영성 프로그램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 김성훈 신부)는 11월 2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영성을 묻다’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사회복지현장에서 ‘영성’에 기반한 실천의 필요성과 정착 가능성을 연구하고, 교회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가톨릭사회복지의 정체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대학교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임채원(패트릭) 선임연구원은 이날 ‘관상적 삶과 행동적 삶’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지난 2000년 동안 교회가 발전시켜왔던 가톨릭 영성을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어떻게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인지 가능성을 살폈다.
임 연구원은 이냐시오 영성의 ‘활동 속의 관상’과 가르멜 영성의 ‘신비신학’에 주목했다. 그는 “영신수련이나 가르멜의 관상기도의 매력은 매일 기도 속에서 예수님의 현존을 목격하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며 “예수님의 현존과 대화가 기도 속에서 가능하다면 사회복지 실천에서도 영적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톨릭 사회복지 종사자의 관상적 삶과 행동적 삶의 조화를 위해 여러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며, 영신수련이나 렉시오 디비나를 1박2일 단기 피정 프로그램으로 적용해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성은 체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정서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임 연구원은 영성 지도자와의 개별적 면담과 비가톨릭 종사자들을 위한 영성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논평에 나선 김평만 신부(서울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는 성경에 나오는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예수님도 ‘관상을 통한 활동’의 우선성을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관상 활동을 우선으로 활동적인 삶이 조화를 이룰 때, 사도적 활동이 가져올 수 있는 소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회 부회장 김인권 신부는 “우리 복지회는 영리가 아닌 또 다른 가치 창출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 사회에서 우리 사회복지종사자가 ‘영성’이라는 내적인 힘을 갖고 가톨릭 사회복지의 비전을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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