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인병원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새로운 패러다임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통합의료진흥원 전인병원 원장 손기철 신부는 양·한방 의료 융합을 통한 통합의료가 다양성 안의 일치와 ‘보편성’이라는 가톨릭 정신을 구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신부는 “양방과 한방 두 영역이 모여 함께 연구하고 진료한다는 것이 국내 의료계 토양에선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한편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며 “이 작업에 교회가 앞장선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손 신부는 또 “전인병원이 추구하는 통합의료는 양의학과 한의학이 지닌 한계를 서로 보완하고 협력함으로써 난치성 환자의 치료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그동안 임상시험과 동물·세포실험 등 각종 연구와 해외 여러 병원들과 협약 등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오래전부터 통합의료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양의학과 한의학이 대립하는 분위기가 강한 국내 의료계에서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의료진흥원이 설립되고 양방과 한방이 공동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전인병원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도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도록 이끈 가톨릭교회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손 신부 설명이다.
하지만 전인병원이 국내 최초로 통합의료를 실시하는 것인 만큼 아직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행법상 양의사와 한의사가 같은 공간에서 진료할 수 없어 각각의 진료실에서 진료 후 통합처방을 내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건강보험 역시 동시적용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
손 신부는 “현재는 진료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만, 향후 같은 환자를 의사와 한의사가 동시에 함께 진료하는 체계도 구상 중”이라며 “관련 법 규정이나 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신부는 이어 “통합의료가 이제 첫걸음을 뗀 만큼 아직은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있지만, 의사와 한의사의 상호존중과 협력을 이끌어 냈다는 자체가 큰 의의를 지닌다”며 “앞으로도 양·한방 협력을 통한 전인적 치유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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