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하기 힘든 신체 장애와 가난을 부부라는 인연으로 함께 짊어지고 사는 이들이 있다. 인천 만수동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이국이(요셉·61·인천 모래내본당)·장정애(파비올라·56)씨 부부 이야기다. 이국이씨 부부는 빚을 내 철물점 겸 가정집을 2500만 원에 전세 얻어 두 딸과 같이 살았다. 네 식구가 부엌까지 합쳐 2평이 겨우 될까말까 한 단칸방에서 지냈다. 방에는 빗물이 새고 쥐가 드나드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가게에는 찾아오는 손님이 드물어 수입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올 4월에야 교우들의 도움으로 월세 15만 원짜리 임대주택으로 이사해 그나마 사정이 나아졌다.
남편 이 씨는 ‘말단비대증’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다. 말단비대증은 머리와 손, 발 등 신체의 끝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질환이다. 이씨는 곤궁한 형편에 말단비대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증세가 악화되면서 뇌경색과 당뇨가 합병증으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시력이 약해지고 이도 대부분 빠졌다. 몸은 종합병동처럼 성한 데가 없지만 신앙심만은 튼실한 이씨는 신자들이 담근 김치를 오토바이로 필요한 가정에 배달하는 봉사를 하다 순간적으로 눈이 안 보여 지나가는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한 적도 있다.
아내 장 씨는 태어난 지 열 달 만에 늑막염으로 고열이 나면서 듣지 못하게 됐다. 사람 말을 듣지 못하다 보니 발음도 부정확해 의사소통이 어려웠다. 장 씨 역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청각장애 치료를 받지 못하다 한 달 전에야 주변의 후원으로 보청기를 끼게 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엌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와 그릇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는 “이렇게 소리가 큰 줄은 몰랐어요”라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장 씨의 고음역대 청력신경은 소실됐지만 저음역대 청력신경은 살아 있어 보청기 치료 3개월 후 경과가 좋으면 인공와우 이식수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식수술비 1000만 원은 도저히 꿈도 꾸기 힘든 금액이다.
이들 부부에게는 치아배열이 비정상인 부정교합과 척추가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을 앓는 둘째 딸(라이문다·19·대학생)이 있다. 딸은 삐뚤빼뚤한 입 모양과 부정확한 발음으로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울며 좌절하기도 했지만 부모님을 생각해 기숙사비와 용돈을 스스로 벌고 있다. 딸의 부정교합과 척추측만증 치료에도 1000만 원 넘는 치료비가 예상된다. 역시 엄두가 나지 않는 액수다.
어찌 보면 절망적으로 보이는 가정 상황이지만 아내 장씨는 하루 한 끼 단식한 돈을 모아 묵주를 만들어 국내외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보내고 있다. 벌써 7년 동안 수만 개의 묵주를 보냈다. 새벽 5시면 일어나 다른 식구를 깨우지 않으려고 구형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쪼그리고 앉아 2시간 동안 성무일도와 기도를 바치고 있다.
물질적 가난에도 한 끼의 단식으로 이웃을 도와 온 장 씨는 부정확한 발음이지만 조심스럽게 말했다. “남편과 딸이 병원 치료를 받고 건강해질 수 있도록 저희 가정에 도움을 주시기를 청합니다.”
※성금계좌※
농협 301-0182-7723-61
국민은행 651001-01-404206
우리은행 1005-602-318915
예금주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모금기간 : 12월 9일(수)~12월 29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32-765-6966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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