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구호 활동 중에 정말 많은 천사들을 만났어요. 오늘 죽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몸 사리는 사람 하나 없이 최선을 다해서 구호 활동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죠.”
지동암(다니엘·64)·김미순(젬마·58)씨 부부는 지난 4월 네팔을 덮친 대지진 이후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6년 전부터 네팔 포카라에서 비정부기구 P.H.P.(Pokhara Health care Project)를 운영하고 있는 활동가들이다. 49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히말라야를 처음 간 남편 지씨는 이후 여러 번 그곳을 방문하고 산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았다.
그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히말라야 산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지원하겠다고 결심했고 P.H.P.가 그 열매다. P.H.P.는 히말라야 지역의 의료지원과 순회 진료, 현지 의료진 양성과 도심 중심의 환경 운동을 펼치는 NGO다.
신두팔촉, 고르카, 랑탕, 누와코트 등 지진피해가 컸던 지역 중 랑탕은 부부가 특별히 애정을 쏟는 곳이다. 아름다웠던 마을이 지진 피해로 눈에 묻혀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인구의 30%가 사망했다.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마을을 바라보면서 부부는 ‘왜 순박한 사람들과 짐승들이 죽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에게서 희망은 나눔과 위로 안에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폐허가 된 마을에 처음 갔을 때 망연자실하던 사람들의 눈이 기억나요. 그런데 두 번 가고, 세 번 가서 보니 주민들이 스스로 일어서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습니다. 우리는 나누고 위로만 하면 되고, 희망은 그 안에서 키가 큰다는 걸요.”
이들은 지금까지 네팔 지진 구호를 위해 1억2000만원을 지원했다. 원래 지원하기로 계획한 약 6000만 원보다 2배나 많다.
최근 한국에 돌아온 부부는 지난 12월 13일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에서 ‘네팔 지진 구호 활동 보고회 및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재난은 혼돈을 가져오지만 천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줍니다. 천사를 만난다는 것은 하느님의 은혜를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우리 부부가 체험한 신앙의 신비입니다.”
부부는 1월 22일 네팔로 돌아간 후, 랑탕 지역에 병원을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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