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은 주님의 문입니다. 이 문으로 들어가 자비를 얻고 용서를 받읍시다.”
‘자비의 문’이 열리자 각 교구장 주교들이 소리높여 외쳤다.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풀밭을 찾아 얻으리라.”
신자들이 응답하며 뒤를 따랐다.
12월 13일 대림 제3주일, 한국교회 전국 각 교구도 주교좌성당과 지정 순례지 성당·성지에서 ‘자비의 문’을 열고 희년 개막을 알렸다.
대부분의 교구는 이날 ‘자비의 문’을 여는 예식과 함께 희년 개막미사를 함께 봉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특별 희년’ 시작에 앞서 “세상 모든 곳의 신자들이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를 충만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모든 교구에서 ‘자비의 문’을 열어두라”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러한 거룩한 장소에서 순례자들은 마음으로 은총을 체험하고 회개의 길을 찾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각 성당과 성지에서는 희년 공식 성가인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가 울려 퍼지며 문을 여는 예식이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 칙서 「자비의 얼굴」 낭독은 자비와 사랑이 그리스도교 신앙 가치의 핵심임을 환기시켰다.
이어 교구장 주교들은 교구민들과 함께 장엄한 행렬을 마무리하고 ‘자비의 문’을 열었다. 예식에서의 행렬은 교회의 순례 의미를 드러낸다. 희년에 순례하는 관습은 개개인이 삶에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하는 특별한 표징이기도 하다.
신자들 또한 행렬과 ‘자비의 문’을 여는 예식에 이어 성찬례에 참례하며, 희년 동안 ‘자비의 문’을 넘나드는 순례와 기도를 통해 화해의 삶을 실천할 뜻을 다졌다.
특히 각 교구장 주교들은 담화문과 특별메시지, 강론 등을 통해 특별 희년과 ‘자비의 문’ 의미 등을 밝히고, 희년 동안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화해와 용서 등의 실천을 당부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강론을 통해 “자비의 문을 여는 상징적인 예식을 통해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 들어가는 유일한 문, 아버지께로 가는 유일한 길이 그리스도임을 깨닫도록 초대받았다”고 전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도 “아버지께서 늘 우리를 용서해주시듯이 우리도 다른 이들을 용서하며 자비를 전하는 삶을 살아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춘천교구는 ‘자비의 문’을 여는 예식 후 교구 ‘자비의 선교사’ 파견예식을 거행했다.
또한 수원교구는 예식 참례자들에게 ‘자비의 특별 희년에 바치는 기도’와 스티커, 순례지 정보가 담긴 상본 등을 배포하고, 일상 안에서 ‘자비로우신 아버지’에 대해 자주 묵상할 것을 권고했다.
군종교구는 20일 국군중앙주교좌성당에서 자비의 문을 열고 희년 개막을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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