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지만, 자주 싸우게 되고 실망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모든 걸 그만두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친구들과 잘 지내고 싶어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친구들과 싸우게 되고 자주 실망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이 없어지고 모든 걸 그만두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고2, 엘리사벳)
A. 대부분의 괴로움은 인간관계에서 나옵니다. 혼자여도 괜찮은 경험 통해 ‘마음의 힘’ 내공을 길러보세요.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가 있습니다.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 ’
그렇습니다. 인간이란 원래 외로운 존재입니다. 외롭지 않기 위해 친구도 사귀고 모임에도 나가보지만, 우리는 늘 외로움 속에서 실망하게 되지요. 가끔 어떤 일이, 어떤 사람이, 그리고 어떤 물건이 나를 기쁘게 하고 만족시켜 주지만 그것은 대부분 일정 시간에 불과합니다. 하느님 외에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인간의 외로움을 채워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이란 원래 외로운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늘 씩씩하다고요? 정말 그럴까요? 어쩌면 그 사람은 외롭기 때문에 더 명랑한 척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외롭다는 자기감정을 잘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요.
엘리사벳! 중요한 것은, ‘외로움’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외로워도 괜찮아요. 혼자여도 충분히 풍요로운 경험을 해보세요. 혼자여도 괜찮은 경험은 마음의 힘을 길러줍니다. 바로 내공이지요. 내공이 강한 사람은 쉽게 두려워하거나 화내지 않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모두가 반대해도 실행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 사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사회적 동물이라 일컬어지는 인간은 함께 어울려 살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거의 모든 괴로움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됩니다. 관계를 맺으면서도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맺는 데는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세요. 완벽한 친구사이란 없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해서도 적당한 거리는 필요합니다. 둘째, 친구들에게 너무 좋은 사람으로 남아 있으려고 하지 마세요.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 중에 「미움 받을 용기」가 있습니다. 그 책에 따르면 행복해지려면 ‘미움 받을 용기’가 있어야 한답니다. 미움 받을 용기가 생겼을 때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고, 더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시면서 완전한 인간이셨던 예수님이 우리의 외로움 고통들을 알고 계십니다. 어쩌면 그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예수님은 피땀을 흘리며 괴로워하셨을 것입니다. 그 예수님께 청하세요.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더불어 이 사회에 공헌하면서 서로 조화를 이루고, 도우며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주시기를요.
엘리사벳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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