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2015년 12월 8일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부터 2016년 11월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를 ‘하느님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하셨습니다. 이 시기 교회는 성문(聖門)을 여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이 자비의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위로하시고 용서하시며 희망을 불어넣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실재입니다. 그 사랑은 온유한 배려와 너그러운 용서가 넘치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연스럽게 솟구치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이제 예수님의 온 삶에서 눈에 보이게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12월 13일 교구는 정자동주교좌성당과 조원동공동주교좌성당을 비롯, 6개 대리구 중심 성당에서 자비의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또한 교구 내 모든 성지도 같은 날 자비의 문을 열게 될 것입니다. 이들 거룩한 장소에서 순례자들은 마음으로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고 회개의 길을 찾기를 바랍니다.
자비의 특별 희년에 우리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저는 우리 교구 내 모든 본당과 성지에서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라는 표어를 내세우고 자비로운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묵상할 것을 권고합니다.
12월 27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을 교황께서는 특별히 ‘가정의 희년’으로 보낼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저는 모든 교구민들이 한마음으로 우리 가정을 위해 9일 기도를 바칠 것을 권고합니다. 9일 기도는 2015년 12월 24일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부터 시작해 2016년 1월 1일 천주의 성모 대축일까지 바치게 됩니다. 모든 교우들께서 기도 안에서 가정의 위기를 성찰하며 자비로운 아버지의 사랑을 가정 안에서 드러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희년 동안 우리가 실천해야 하는 구체적인 활동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육체적이고 영적인 활동입니다. 자비의 육체적 활동이란 곧, 배고픈 이들에게 먹을 것을, 헐벗은 이들에게 입을 것을 주고, 병든 이들을 돌보고, 교도소에 있는 이들을 찾아가는 일 등의 선행들입니다.
자비의 영적 활동이란 곧, 의심하는 이에게 조언하고, 죄인을 바르게 인도하고, 상처받은 이를 위로하며, 용서하고, 인내로 견디며, 산 이와 죽은 이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사순 시기는 하느님 자비를 기념하고 경험하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우리 교구 내에 있는 모든 본당과 성지 그리고 수도원 본원에서 주님을 위한 24시간 기도에 참여하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확고하게 고해성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성년에 하는 순례는 특별한 표징입니다. 모든 교우들께서는 자신의 능력에 맞게 성문을 향해 순례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성문을 지나가면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를 감싸 주시듯이 우리도 이웃에게 자비를 베풀도록 힘써 노력할 것입니다.
희년에는 대사도 수여됩니다. 성년의 대사는 하느님 아버지의 용서가 믿는 이의 삶 전체에까지 이른다는 확신으로 우리가 당신의 자비에 다가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교구민들이 이 성년 동안 각자 자신의 처지와 능력에 맞게 자비의 성문을 순례하고 대사를 얻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고해성사의 은총에 다가가는 것이 자유롭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교구가 설치한 상설고해소를 통해 많은 이들이 고해성사의 은총으로 자비로운 아버지를 체험함으로써 위로와 희망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비의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성모님께서 자비로운 눈길로 우리를 끊임없이 바라보시며 우리가 당신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자비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게 이끄시도록 기도합시다.
자비의 어머니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님, 저희를 위해 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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