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모든 가정에 충만하기를 빕니다.
복음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깊은 신앙과 사랑 안에서 말씀이 사람이 되어 오셨음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언제나 귀 기울여 듣고, 믿음으로 받아들였으며, 사랑으로 실천하셨습니다. 나자렛의 집은 복음의 학교입니다. 나자렛 성가정의 모범을 본받아 믿음의 길을 성실하게 갈 때 강생의 신비는 매순간 우리 안에서 성취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통해 부부 안에 머무르시며, 삶 전체에 믿음·희망·사랑이 스며들게 하십니다. 이렇게 부부는 거룩해지고, 가정 교회를 이룹니다.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그 자체로 성사의 은총 속에 있으며, 가족 구성원은 서로에게 자비와 사랑이 풍성하신 하느님의 본성을 드러내는 성사가 됩니다.
교회는 혼인의 목적과 복음의 가르침에 충실한 가정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인도하고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들 덕분에 혼인의 숭고함과 부부사랑의 아름다움을 세상이 믿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회·경제적 이유로 위기를 겪는 가정을 바라보며 몹시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 혼인 유대의 문제로 신앙생활에 일시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부부들, 병고와 장애를 지닌 가족을 돌보는 가족들, 소년소녀 가장과 조손 가정들, 편부모 가정과 미혼모와 미혼부들, 다문화 가정들, 이들 모두는 교회가 진심으로 위로하고 어루만져야 할 대상들입니다.
교회는 결코 가정을 포기해선 안 되며, 가정이 주님과 참된 화해를 이루도록 온갖 정성을 다 기울여야 합니다. 실망하거나 실의에 젖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불완전한 가정 안에서 사랑이 피어나고 열매를 맺는다는 신앙과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사랑은 배워가는 것이고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비의 특별 희년’을 맞이해 먼저 하느님 자비의 수혜자가 돼야 할 대상은 바로 가정입니다. 지금 우리 가정은 그 어느 때보다 위로와 격려가 절실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성가정을 이루는 ‘자비의 선교사’가 되길 원하십니다.
부부들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이 주님의 뜻에 따라 서로를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돌보았듯이 그렇게 하십시오. 부모인 여러분을 통해 자녀들은 하느님의 인자하심과 사랑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는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시선과 미소를 여러분의 것이 되게 하십시오. 사랑은 그렇게 아주 간단한 행위에서 나오며 가정에서 그런 사랑이 구체화됩니다. 이를 위해 ‘기도’가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서둘러 성모님과 요셉 성인의 믿음과 사랑 속에 태어나 구유에 계신 아기 예수님을 찾아 경배 드립시다. 그리고 세 분이 나누시는 자비의 시선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시킵시다. 그 시선이야말로 가정에 평화를 안겨주고, 이웃 형제들에게 참된 위로와 평화를 가져다줄 것입니다.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자비하심과 세상에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