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이 우리집에 성탄카드 보내싱게(보내셨네). 글씨도 막 곱다(예쁘게 쓰셨다).”
“지네 집에도 들어간(당신 집에도 들어갔느냐)?”
제주 동광본당(주임 고승헌 신부) 전 신자들은 올해 성탄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고승헌 주임 신부가 수기로 작성한 성탄카드가 바로 그것. 손으로 쓴 편지를 받는 일이 드문 요즈음, 주임 신부가 정성과 시간을 들여 한자 한자 써 내려간 성탄카드는 신자들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고 신부는 전 신자 1085세대에 성탄카드를 보냈다. 성당활동을 열심히 하는 신자들뿐 아니라 냉담교우에게도 마음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전 세대에 성탄카드를 작성해 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20장 작성에 걸리는 시간이 대략 1시간30분. 고 신부는 성탄 전까지 모든 카드 발송을 마치기 위해 틈날 때마다 책상에 앉아 수북이 쌓인 카드를 마주해야 했다. 카드 마지막에 ‘성탄 대축일, 주님께서 형제자매님을 초대하십니다. 성당에서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쓰며 힘을 냈다고.
고 신부는 “말로만 성탄축하를 하는 것보다 주님을 모시는 신자들이 피부로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직접 카드쓰기를 생각했다”면서 “현재 32%인 주일미사 참례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냉담교우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카드를 받은 분들이 다시 성당에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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