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철부지 대리 신부’로 여러분 곁에서 함께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제3대 성남대리구장으로 임명된 배영섭 신부는 대리구 신자들 곁에 함께하는 대리구장으로서의 삶을 다짐했다. 큰 틀을 정하고 모든 것을 끌어가기보다 작은 것을 성실히 실행하는 ‘기본’을 지켜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계획이랄까 비전 같은 큰 것을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소화데레사 성녀 말씀처럼 ‘예수님의 심장을 가지고’ 작은 일 하나하나를 하다보면 역할을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배 신부가 대리구장으로서 처음으로 하고자 하는 일은 바로 “단순한 마음, 소박한 마음 갖기”다. 이는 대리구장 직무를 맡는 것에 순명한 배 신부의 마음이기도 했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대리구장직을 요청했을 때 배 신부는 그 직책의 무게에 고민하고 기도했다. 그때 묵상한 것이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라는 성구다.
배 신부는 “너무 큰 것만을 하려다보면 형식에 치우칠 수도 있고 기본적인 것을 놓칠 수도 있다”면서 “대리구장이라는 큰 직책에 있을수록 바보처럼,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작은 것 하나를 꾸준히 하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대리구 신자분들이 신앙생활 자체에서 행복과 축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 제가 대리구장으로서 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1984년 신흥동본당 주임으로 8년을 사목하고 2011년부터 대리구장 임명까지 분당성마리아본당에서 주임을 맡았다. 성남지역에서 사목한 것이 12년에 이르는 배 신부는 성남대리구의 면면을 살펴왔다. 대리구 중 신자 수가 가장 많고 특성이 서로 다른 도시들이 모인 대리구다.
배 신부는 “도시 지역에 경제적인 면에 치중하는 풍토가 형성되면서 신자들도 신앙생활에서 근본보다는 현상에 치우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면서 “신앙생활 그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밝혔다.
“‘이런 대리구장으로 살겠다’고 말했지만 제가 그대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걸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나중에 제가 여기서 벗어났을 때 질책하는 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꾸준히’가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만큼,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배 신부는 잘 알고 있다.
“이 자비의 희년에 하느님의 자비와 여러분의 자비를 믿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하는 배 신부는 자신이 좋은 대리구장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주 조언의 말을 해주길 부탁했다.
“신자들과 대리구 사제단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주교님과 함께 바보같은 대리 신부로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신자들과 대리구 사제들을 대리하는 대리 신부가 되고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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